
'CSI효과(CSI Effect)'라는 신조어가 떠돌고 있다. 미국 지상파 TV CBS에선 2000년부터 방송되고 있는 'CSI(과학수사대)'라는 시리즈물 덕분이다. 범죄피해자에게 과학적 범죄 검식이 3일이면 된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현상이란다.
'한국의 CSI(KCSI)'라는 말도 유행이다. 최근 '엽기사건'으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 반포동 프랑스인 마을의 영아유기사건과 맞물려 떠올랐다. 국과수의 유전자분석과가 DNA 분석을 통해 죽은 영아들의 부모를 확인한 것과 관련해 붙여진 별명이다. 실제로 국과수는 미국의 CSI와 달리 수사권은 없지만서도.
미국에서 줄곧 시청률 1위를 지켜왔고, 최근 'CSI 마이애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TV프로그램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CSI 라스베이거스'는 6위). 이 같은 인기는 국내에서도 통했다. 그렇다면 그 인기의 이유는 무얼까.
첫째, 그저 쫓고 쫓기는 형사물과 달리 그동안 TV에서 접하지 못했던 소재를 끌여들였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과학지식을 활용한 증거수집과정, 지문채취 스프레이, 혈액검출기, 자외선검색기 등 첨단장비 뿐만 아니라 DNA 유전자 감식과 탄도분석 같은 신기술까지 총 동원된다.
둘째, 사실적인 특수효과 또한 시청자들의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예를 들어 익사한 여자의 목구멍 속을 사람의 장기를 탐색하는 장비를 카메라에 부착해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식이다. 더불어 클로즈업 화면 기업을 적절히 활용해 마치 실제로 사건 현장과 시신을 관찰하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한 편 제작비가 한국 영화 한편을 제작하는 비용과 맞먹는다고 하니, 그만큼 리얼하면서도 빈틈없는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셋째는 치밀하고 탄탄한 대본의 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전개에 시청자들은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 역시 퍼즐풀기처럼 사건에 동참하게 되는데, 사건에 직접 참여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는 것도 주효했다.
넷째, 생생히 살아있는 각 캐릭터들의 매력이다. 수사관들과 범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수사관들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성격과 가정 배경, 수사에 임하는 나름의 개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렇다보니 이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더욱 친밀감을 느낄 뿐더러, 사생활을 보는 재미까지 더한다.

여기에 이 시리즈의 배경이 되는 도시들의 화려한 볼거리도 한 몫한다. 2000년 첫선을 보인 'CSI' 시즌1은 라스베이거스라는 도박과 환락의 도시를, 스핀오프 시리즈들은 마이애미, 뉴욕 등을 배경으로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는 아름다운 해안선을 지닌 유수의 관광도시고, 뉴욕은 '세계의 수도'라고 불릴 만큼 활동적이며 다양성이 혼재된 마천루의 도시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유명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의 승리라는 점을 꼽을 수 있을 테다. '플래시 댄스', '탑건', '나쁜녀석들', '더 록', '콘 에어', '아마게돈', '진주만' 등 빅히트한 작품들과 블록버스터들을 만들어낸 마이다스의 손이다. 그의 출중한 능력은 TV시리즈에서도 빛을 발했다.
한국에서는 'CSI' 최신 시리즈인 시즌6이 케이블 영화채널 OCN를 통해 지난 6월부터 방영중이다. 시즌7은 미국 현지에서 오는 9월경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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