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저녁 시간대는 방송 3사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이 맞붙는 프라임 타임이다. 방송사들은 꾸준히 수년째 같은 제목의 대표 프로그램을 내걸고, 코너만을 바꿔가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시험하고 있다.
현재 이 시간대의 대박 프로그램은 SBS '일요일이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와 KBS 2TV '해피 선데이'의 '1박2일'이다. 20%가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예능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일요일 저녁 예능. 그러나 관계자들은 "사실은 이 시간대가 바로 예능의 무덤"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스포트라이트 뒤에 감춰진 치열한 경쟁 탓이다.
실제로 일요일 저녁 시간대는 가장 주목받는 예능 코너가 탄생하는 자리인 동시에, 주목을 받지 못한 코너들의 생명력이 가장 짧은 자리이기도 하다. 인기있는 코너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만큼, 주목받지 못한 코너에 대한 냉대가 차갑다. 방송3사 대표 예능프로그램이 맞붙어 자존심 건 대결이 벌어지는 자리이기에 프로그램의 존속이나 폐지가 결정되는 것도 순식간이다.
현재 예능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패밀리가 떴다'가 히트, '골드미스가 간다'와 함께 두 코너 체제로 자리잡기까지 SBS '일요일이 좋다'를 거쳐 간 코너만 해도 상당하다. 3년5개월을 지속했던 'X맨'이 2007년 폐지된 뒤 야심차게 선보였던 '하자고'가 두 달만에 폐지됐다. 이후 '옛날TV', '사돈, 처음 뵙겠습니다', '인체탐험대', '체인지' 등이 줄줄이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한 채 첫 선을 보인 지 몇 달만에 차례로 폐지됐다.
KBS나 MBC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KBS의 경우 '1박2일'이 1년 넘게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그 사이 다른 한 코너는 '꼬꼬관광 싱글♥싱글', '스쿨림픽', '하이파이브' 등이 선보였다 폐지되며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기리에 방송됐다 소재 고갈로 종영했던 '불후의 명곡'은 부활했다 다시 종영, 제작진이 새 코너를 준비중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역시 대대적인 변화를 앞뒀다. 현재 '우리 결혼했어요' 코너만이 남은 채 '세바퀴'는 독립 편성을 앞두고 있어, 현재 새 코너가 한창 기획중이다.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친친'과 '황당극장 어머나' 등 파일럿 코너가 '일밤'의 자리를 거쳐갔고, '고수가 간다', '간다투어' 등도 방송됐다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연이어 폐지됐다.
한 예능 작가는 "일요일 저녁 시간대가 황금 시간대라고 모르는 사람들은 좋아하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한 스트레스와 압박이 주어지는 자리"라며 "코너들의 생명력도 굉장히 짧다. '예능의 무덤'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빠르게 소진되고 사라지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다른 예능국 PD는 "일요일 저녁 진검승부는 방송사에서 총력을 투입해 경쟁하는 자리"라며 "압박과 스트레스가 심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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