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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현에게서 서른둘 여자를 보다(인터뷰)

추자현에게서 서른둘 여자를 보다(인터뷰)

발행 :

김현록 기자

영화 '참을 수 없는'의 추자현 인터뷰

배우 추자현 ⓒ이동훈 기자
배우 추자현 ⓒ이동훈 기자

아니 대체 중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오랜만에 만난 추자현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 듯 했다.


그녀는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촬영을 마치자마자 반년 가까운 중국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얼마 전 돌아온 터였다. 60부작 드라마를 완성하는 중국 일정은 분명 고된 촬영의 연속이었을 텐데, 아니, 어떻게? 왜? 신기해하는 기자에게 추자현이 도리어 묻는다. "진짜 별일 없었어요. 기분이 좋아 그런가?"


돌이켜보면 그럴 만도 하다. 그녀가 촬영하고 돌아온 중국 드라마는 히트작 '아내의 유혹'을 리메이크하는 화제의 작품. 더욱이 추자현은 새 영화 '참을 수 없는'(감독 권칠인)의 주인공이다. 사실 영화 쪽 이유가 더 커 보인다. '참을 수 없는'은 내용으로든 그 자체로든 추자현에게 퍽 의미있는 작품이다.


1996년 데뷔한 지 벌써 15년째. 허나 추자현의 그녀의 이름이 맨 앞에 오는 '진짜 주연작'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작게 시작한 영화가 크게 개봉을 앞뒀으니 그녀로선 더욱 흐뭇할 만한 일이다.


"원래 시놉시스를 받았을 땐 극중 나이가 29살인가 30살인가 그랬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감독님이 내 나이로 통일을 해버렸더라고요. 속으로는 '한두살 깎지' 그랬는데.(웃음)


나이도 나이지만 서른 살 넘는 연기를 한 것도 처음이고, 영화 전체를 끌고 나가는 작품도 처음이고, 많은 게 처음인 작품이에요. 저도 그 동안 제 이름이 크레디트 맨 앞에 올라가는 기분이 어떨까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그게 되니까 아무 느낌이 없더라고요. 단순한 건가 봐요."


배우 추자현 ⓒ이동훈 기자
배우 추자현 ⓒ이동훈 기자

이번 작품에서 추자현은 어디에라도 있을법한 서른 둘, 지흔 역을 맡았다. 딸린 식구가 없다고 회사 구조조정에서 홀로 잘리고, 술김에 싸움까지 하고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된 지흔에게서는 그 나이 싱글 여성이 안고 있는 애환이 그대로 느껴진다.


마약중독자였던 '사생결단'의 지영, '미인도'의 기녀 설화, 동생을 죽인 살인마와 맞선 '실종'의 현정…. 자신의 필모그래피 대부분을 강렬하고 범상찮은 인물들로 채운 추자현이 이런 보통 여자를 그리는 것 또한 이번이 처음이다.


"다들 저를 세게 보는 게, 사실 전 힘들었거든요. 예전엔 이해가 안 됐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제가 그렇게 만들었더라고요. 시나리오를 봐도 밋밋한 건 싫어, 재미가 없어. 그런데 또 해봐야겠다 하는 작품이 있으면 다 던져요.


어느새 30이 넘으니까 뭔가 알 것 같다고 할까. 캐릭터 연기 구사하는 데 주력했다는 이제는 감성적인, 심리적인 걸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30대 초반, 제가 할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자현은 그렇게 서른둘 여자의 맨얼굴을 그렸다. 하지만 추자현이 어디가나. 추자현이 그린 그 여인의 모습은 너무 생생해 지켜보기 민망하기까지 할 정도다. "그렇다고 제가 갑자기 청순가련을 할 수는 없잖아요"라며 생긋 웃는 그녀는 역시 똑똑하고 욕심많은 배우다.


""저는 제 얼굴을 안 좋아하거든요. 콤플렉스기도 해요. 나는 눈 코 입 선이 강하니까. 그렇다보니까 평범한 그런 역할이 안 들어와요. 그렇다고 최선을 다하면 또 더 독하게 보이잖아요. 메이크업 진하게 하고 연기하는 건 생각도 안했을 정도예요.


그런데 이런 지흔이라면 내가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지흔이처럼 촬영 하면서 술을 많이 먹었어요. 얘기도 많이 하고. 그렇다고 술 먹고 연기했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럼 제대로 할 수가 없거든요.


어떤 상황이든 전 열심히 해요. 내가 스스로한테 점수를 높게 주는 부분이 열심히 하는 것, 그거인 것 같아요. 뭘 하면 딴 생각 안하고 열심히 했어요. 어떨 땐 너무 내 것만 봤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데 또 그게 눈에 띄나 봐요. 그런 점에서는 행운아라면 행운아고. 내 스스로가 기특하기도 하고 그래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잘 한 점과 못 한 점을 콕콕 찍어 이야기하는 추자현. 적당히 내숭떠는 법을 모르는 그녀에게선 솔직하고 당당한 사람의 매력이 가득하다. 더욱 편안해진 얼굴에선 그 매력이 더 진하게 풍겨 나왔다. 그래서 잊지 않고 다시 물었다. 서른둘 그녀에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고.


"제가 유해지는 게 내가 서른을 지나오면서 느껴져요. 서른 넘어가니까. 막상 서른이 되니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내가 한 단계 깊어지다 보니까 얼굴이 바뀌는 것 같아요. 연애하는 거 아니에요, 아니라니깐요. 진짜예요. 저 아시잖아요.(웃음)"

배우 추자현 ⓒ류승희 인턴기자
배우 추자현 ⓒ류승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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