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11월말부터는 한 해 결산기사가 쏟아진다. 올해의 대사, 올해의 영화, 올해의 신인, 올해의 사건사고 등등.
이럴 때 늘 섭섭한 건 12월이다. 연말 늦둥이로 태어난 것도 서러운데, 그 해 모든 결산잔치가 끝나는 바람에 제 실력에 비해 제대로 대접을 못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12월은 다르다. 가요, 영화, 방송 각 분야에서 '세고 큰 녀석들'이 맞붙는다. 소위 '미친 존재감들'의 대격돌. 이를 짚어봤다.
아이유 vs 박칼린-임정희
18세 소녀 아이유의 미친 고음과 존재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9일 0시 아이유의 세번째 미니앨범 'Real'이 나오자마자 '오빠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아이유의 청량한 고음이 돋보이고, 사랑에 빠진 소녀의 설렘이 가득한 타이틀곡 '좋은 날'은 10일 오전 10시 현재에도 대표 음원사이트인 멜론의 실시간 차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록곡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는 4위, '이게 아닌데'는 17위, '혼자 있는 방'은 20위, '느리게 하는 일'은 21위, '첫 이별 그날 밤'은 25위를 차지했다. 수록곡 6곡 전부가 톱25위에 든 것이다.
그러나 단 한 곡만으로 아이유의 존재감을 위협하는 언니들이 있으니 바로 박칼린-임정희 듀엣이다. KBS '남자의 자격'에서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던 박칼린과 보다 더 풍부한 성량으로 돌아온 임정희가 만나 함께 부른 '아름다운 날'이 바로 그 주인공. 아이유 곡보다 하루 먼저 나온 이 노래는 10일 현재 멜론 실시간 차트 3위를 달리고 있다.
노래 잘하는 이들의 격돌이 더 볼 만한 것은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똑같다면'도 선전하고 있기 때문. 지난달 25일 나온 이들의 세번째 정규앨범 'Browneyed Soul' 타이틀곡인 이 노래는 현재 차트 5위에 올라있다.
황해 vs 해리포터 vs 라스트 갓파더
영화쪽에서도 센 놈들이 제대로 붙었다. 올해 선보이는 한국영화 중 최고 기대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황해'와, 전통의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시리즈 '해리포터'가 맞붙는 것.
우선 나홍진 감독, 하정우 김윤석 등 '추격자' 사단이 뭉친 '황해'는 23일 개봉한다. 지난 2008년 데뷔작 '추격자'로 무려 507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나 감독의 작품에, 소름 끼칠 정도로 연기 잘하는 김윤석 하정우 두 배우가 뭉쳐 진작에 기대감이 높았다. 살인의뢰를 받은 하정우가 또다른 살인청부업자 김윤석에게 쫓긴다는 내용이다.
'황해'에 한 주 앞서 오는 16일 개봉하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1'은 2001년부터 시작된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1부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았다. 9일 국내 첫 언론시사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1'은 무엇보다 한층 성숙해진 헤르미온느(엠마 왓슨)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더욱 음산해지는 시리즈의 맛도 결코 전작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
이 두 작품 말고도 12월에는 정말 무시하지 못할 다크호스가 한 편 있다. 바로 '디워'의 800만 관객동원 신화를 이뤄낸 심형래 감독의 슬랩스틱 코미디물 '라스트 갓 파더'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심형래 감독의 대표 코믹 캐릭터인 영구가 알고보니 미국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이라는 설정이다. '펄프 픽션'의 하비 케이틀까지 나오니 이 작품 꼭 볼 마니아들은 벌써 줄을 섰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싶다.
아테나 vs 프레지던트
방송 요일은 다르지만 다음 주에는 볼 만한 대작 드라마 2편이 '신상'으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아이리스' 속편으로 알려진 SBS 월화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이 '자이언트' 후속으로 오는 13일, '시청률 보증수표' 최수종 하희라 부부가 동반 출연하는 KBS 수목드라마 '프레지던트'가 '도망자' 후속으로 오는 15일 첫 방송한다.
전작의 위세를 업은 '아테나'는 무엇보다 정우성 수애 차승원 이지아 등 화려한 출연진과 드라마에선 좀체 보기 힘든 첩보액션이라는 장르가 관전 포인트. '프레지던트'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힘을 모은 가족과 대선캠프 멤버들의 이야기가 현실과 어떻게 접목될지가 중장년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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