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하다고. 모든 게 다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미라클맨' 손진영(26)이 인터뷰를 마치고 떠나며 남긴 말이다.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이 끝나고 다시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에 출연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고개를 갸웃했다. 손진영을 드라마로 먼저 만나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
그러나 '빛과 그림자' 속 홍수봉을 봤을 때 손진영이야 말로 역할에 딱 맞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본래 연극배우로 활약해왔던 사연을 오디션에서 공개하기도 했고, 쇼단에서 잡일을 해 왔지만 가수의 꿈을 품고 마침내 무대에 오르는 홍수봉은 손진영 자신의 이야기였던 것이다.
"사실 음악을 좀 더 보여주고 싶었고, 너무 큰 기회라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놓치면 안 되겠더라. 원래 시놉에는 잘 생기고 여자가 끊이지 않는 캐릭터인데, 캐스팅이 되면서 제 스타일로 맞춰주셨다. 홍수봉은 '위탄'에 나가기 전의 제 인생을 담고 있다. 제 경험이 그대로 느껴져 연기를 할 수록 캐릭터가 잡혀가는 것 같다."
생계를 위해 연극 무대를 전전하면서 가수를 꿈꿨던 그가 이제 자신의 미래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과는 다른 책임감이 어깨에 느껴진다고 했다.
"그 때는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다가오지 않았다. 이번엔 정말 책임감이 느껴진다. 어떻게든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위탄' 때는 '어떻게 하나'하는 막연한 긴장 속에서 지냈다면, 지금은 열심히 해야겠다는 철저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 임하는 마음이 확고해 졌다."
그는 무엇보다 "마음껏 할 수 있게 길이 열린 것 같다"라고 오디션 이후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손진영은 "그때는 길에서 노래 부르고 그랬는데 이제는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여건이 마련 된 것이 크다. 3달 연습해서 연극하고, 1~2달 쉴 때는 알바하고. 4개월에 20만원을 버는 꼴이었다. 제가 연극을 하면서 처음 맡은 역할이 스님 역이었다. 머리를 길러볼 참이었는데 그 역할 밖에 없었다. 다음날 머리를 밀고 바로 연기를 했다. 예술의 처절함을 짧은 시간이지만 많이 느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가수가 되고 싶어서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했는데 연기로 먼저 인사를 하게 됐다'라고 묻자 손진영은 "김태원 선생님이 책에서 저에 대해 노래를 잘하는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다고 쓰셨더라. 저 또한 그렇게 하고 싶다. 김태원 선생님 덕분에 그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크다"라며 앞으로도 가수와 함께 연기자로도 활약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쇼단을 소재로 한 이번 작품은 가수와 배우를 꿈꾸는 손진영에게는 안성맞춤의 데뷔작. 극중 쇼단 사람들 앞에서 의외의 실력으로 '문리버'를 불러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리버'는 작가님이 정해 주셨다. 노래를 잘 해야 된다고 전화까지 주셨다. 영어를 싫어하는데다 팝송 가사 외워지지도 않는데 고역이었다.(웃음) 그나마 '문리버'는 짧으니까 다행이었다. 노래를 부르니 현장에서도 다들 좋아해 주셨다. 그런데 안재욱 선배님이 '노래를 잘 부르긴 했지만, 그 순간에도 홍수봉이었어야 한다. 그런데 노래 부를 때 너는 손진영이었다'라고 하시더라. 그런 세세한 면까지 봐 주셔서 정말 감동을 받았다. 극중 류담 선배님이 '위대한 놈 하나 탄생하겠네'라고 하신 것도 안재욱 선배님의 제안으로 나온 애드립이었다."

손진영은 가수로서 또한 인생의 멘토로 김태원이 있다면 "연기의 멘토는 안재욱과 성지루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카메라 앵글이나 연기적인 면도 다 봐주신다. 제 신을 다 알고 계시더라. 정말 감동을 많이 받는다. 성지루 선배님과 안재욱 선배님은 사석에서도 저와 계속 얘기를 나누신다. 주연과 조연, 각자 위치마다 잡고 계신 중심이 있더라. 매번 말씀을 들으면서 새로운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현재는 드라마 속에서 열정을 다하고 있는 손진영이지만, 자신이 출연했던 '위대한 탄생'의 시즌2에도 자연스럽게 가질 수밖에 없을 것. 촬영 일정 때문에 전부 시청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톱12 가운데 구자명을 응원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우연찮게 UCC를 검색하다가 알게 됐다. 동생이 부활의 '비밀'을 불렀다고 하기에 궁금해서 보게 됐다. 긴장을 많이 했지만 진실하게 부른 것 같더라. 어쩐지 정이가는 친구더라. 그래서 (이)태권이 한테도 영상을 보여주고 매니저한테도 보여줬다. 괜히 저랑 닮은 것 같아서 응원하고 있다. 하하."
'미라클맨' 손진영, 기적을 만들어 낸 사나이. 손진영은 가수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이제 하나의 길잡이이자 표상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손진영은 스스로를 '모자란 사람'이라고 했다.
"미라클맨은 과분하다. 저는 모자란 사람이다. 어머니도 답답하긴 하다고 하신다.(웃음) 사람들이 흔히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하라'고 하지만, 저는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한다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메우려고 하는 것이니까. 저는 매 순간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다. 울고 싶으면 울고 감사하면 감사하다고 했다. 그런 솔직한 감정 표현을 좋게 봐 주신 것 같다."
끝으로 할 말이 있는지 묻자 "제 모습이 진짜 변질되지 않고 한결 같았으면 좋겠다"라고 답하는 손진영. "주위에서 저를 많이 도와 주셔야 할 것 같고, 부활 식구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선을 이루고 싶다.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앗, 뮤지컬도 하고 싶다. 이 얘기는 꼭 써 달라.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무대에 꼭 서고 싶다. 하하.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게 감사하다...그냥 감사하다고, 그렇게 써 달라."
진심은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그이기에 앞으로 그가 보여줄 또 다른 기적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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