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줄넘기 '용감한 녀석들', 줄긋기 '애정남'보다 셌다

줄넘기 '용감한 녀석들', 줄긋기 '애정남'보다 셌다

발행 :

김관명 기자

[김관명칼럼]

사진

'내 용감함을 보여주지! 잘-들-어~!"


KBS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신보라 박성광 정태호 양선일)이 소위 대박이 났다. 외모에 관한 한 신중히 말해야 한다는 건전한 상식도, 대학 등록금 반값 인하에 대한 복잡한 논쟁도 이들 앞에서는 다 소용이 없다. 대놓고 "못생겼다" 말하고, 대놓고 "소셜 커머스에 내놓으라" 말한다. 이런 식이다.


"바다 건너 너희들(일본) 잘 들어! 너희들은 절대 가질 수 없는 보물 두 가지가 우리에게 있지. 김태희 그리고 독도!"(정태호)


"나의 용감함을 보여주지! 잘 들어. '무한도전' 김태호 PD, 대한민국 최고의 버라이어티 PD. ('개그콘서트') 서수민 PD, 대한민국 최고의 개그 프로그램 PD. 둘의 공통점? 못 생겼어!"(박성광)


"SBS '짝'. 성격 좋은 여자 1호, 직업 좋은 여자 2호. 하지만 글래머만 이슈!"(신보라)


정태호의 경우 지난 3월 독도 관련 발언으로 일본 우익단체가 맹비난한 김태희 이야기로 시작해 독도로 마무리하는 '용감함'을 보였고, 박성광은 '개그콘서트' 여자PD는 물론 타 방송사 PD에 대해서도 외모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는 '용감함'을 보였다. 신보라 역시 타 방송사 프로그램과 관련된 언론보도 행태에 대한 '용감한'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애정남) 최효종의 접근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애정남이 그동안 생각지 못했거나 그냥 넘어갔던 수많은 '애매한 것들'에 대한 일종의 달인급 '줄 긋기' 행위라면, '용감한 녀석들'은 기존의 상식과 자기검열, 방송관례 등을 모두 뛰어넘는 과감한 '줄 넘기'다.


'애정남'의 '줄 긋기'는 그 지점이 명확하기만 하면 사후 책임을 안 져도 되고, '용감한 녀석들'의 '줄 넘기' 행위는 사후 계산 다 해놓고도 얼마나 용감하게 그 '줄'을 넘었는지가 포인트다. 그래서 '애정남'은 "우리가 이런다고 경찰차 출동 안해요"라고 했고, '용감한 녀석들'은 디지털싱글 '기다려 그리고 준비해'에서 '한숨 대신 함성으로/ 걱정 대신 열정으로'를 외쳤다.


이처럼 '애정남'은 어디까지나 적절히 통제된 이성의 테두리 안에 있다. '언제까지 집에 들어와야 외박이 아닌가요?'에 대해 "직장인의 경우 새벽 우유 배달 전까지!"라고 말한다. '외박'을 비롯해 '명절 용돈' '친구' '배웅' 등의 경계에 대한 최효종의 재기 발랄하고 사려 깊은 결론에 시청자들은 무릎을 친다. 그러나 애정남의 이같은 모든 결론은 상식적인 수준의 '행동지침'일 뿐이다.


이에 비해 래퍼 캐릭터 정태호와 신보라, R&B가수 박성광은 매번 그 '지침'이나 '상식'이란 걸 뛰어넘음으로써 시청자들의 허를 찌른다. 정태호의 독도 발언은 그가 김장훈이 아니기에 허를 찔렸고, 박성광의 서수민·김태호 PD 발언은 "못생겼다"라는 말의 평이한 사용에 허를 찔렸다. 박성광의 김태호PD 발언과 신보라의 '짝' 발언은 '그래도 남의 방송사인데..설마'라는 기존 관례와 관념을 보기 좋게 배반했다.


따지고 보면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는 대부분 이 '줄 넘기'에 성공한 경우다. '감수성'은 기존 근엄한 왕이나 책사, 장수에 대한 관념을 내던졌고, '비상대책위원회'는 냉철한 경찰간부나 전투적 군인에 대한 선입견을 내동댕이쳤다. "이뻐~"를 외친 동화구연 선생님이 그랬고, "아들 아냐~"를 수줍게 외친 엄마가 그랬다.


과연 '용감한 녀석들'은 언제까지 용감해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이들의 '용감한' 행보야말로 우리나라 공개 코미디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한 잣대가 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 사회가 비리에 눈 감고 불의에 등 돌릴수록 '용감한' 이들은 더욱 큰 박수를 받을 것이라는 것!


주요 기사

    연예-방송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방송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