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아이언맨', 상상 그 이상..이런 드라마는 처음이야(종합)

'아이언맨'이 드라마 역사를 새롭게 쓰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선보였다.

10일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아이언맨'(극본 김규완·연출 김용수 김종연, 제작 아이에이치큐 가지컨텐츠)이 첫 방송됐다. 마음 속 분노가 칼이 돼 몸으로 돋아난다는 독특한 소재답게 '아이언맨'은 첫 방송부터 기존의 진부한 드라마의 틀을 깨며 '아이언맨'만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분노의 화신 주홍빈(이동욱 분)과 손세동(신세경 분)의 첫 만남, 그리고 주홍빈의 아버지 주장원(김갑수 분), 그의 집사 윤여사(이미숙 분), 오른팔 고비서(한정수 분) 등 주요 배역들이 소개됐다. 이들은 첫 등장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몸에 칼이 돋아난다는 전무후무한 캐릭터 주홍빈은 모든 것에 예민한 인물이었다. 듣고, 보고, 맛보고, 냄새를 맡는 능력까지 다른 사람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덕분에 매사에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주홍빈이 유달리 짜증이 많은 이유다.

예민함으로 발생하는 감정의 기복을 주홍빈은 굳이 감추지 않았다. 주변 사람이 기분은 생각하지 않은 채 막말을 일삼고, 회의실을 박살낼 정도로 손찌검으로 부하직원을 다스렸다.

반면 손세동은 올곧은 성품의 정석을 보여줬다. 손세동은 혼숙이 금지된 하숙방에서 갈 곳 없는 직장 동료들을 보살피며 진정한 이타주의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또 어이없이 넘어간 회사를 되찾기 위해 총대를 메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주홍빈의 눈치를 보며 빈틈이 없는 윤여사, 듬직한 듯 말이 없지만 실상 주홍빈을 두려워하는 엉뚱한 매력의 고비서까지 어느 인물 하나 평범하지 않았다.

이처럼 독특한 캐릭터들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설득력을 더했다.

이동욱과 신세경은 멜로는 물론 사극, 코미디 등 동년배에 비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경험한 배우로 꼽힌다. 그만큼 연기 내공이 상당하다. 이들은 '아이언맨'을 통해 또 다시 연기 변신을 펼치며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

이동욱은 까칠하고 안하무인 주홍빈으로 완벽하게 분했고, 신세경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발랄함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연기 변신은 젊은 배우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이미숙, 김갑수 등 중견 배우들 역시 이전까지 어떤 작품에서도 보지 못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미숙은 과장된 말투와 표정으로 주홍빈의 눈치를 보는 윤여사의 모습을 보여줬고, 김갑수는 제멋대로인 아들 때문에 근심에 가득찬 주장원의 모습을 무게감있게 그려냈다.

궁금증을 모았던 CG 역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아이언맨'은 주인공의 몸에서 돋아나는 칼을 얼마나 실감나게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CG가 중요했던 작품이다.

지금까지 어떤 드라마도 선보이지 않았던 방식이기에 '아이언맨'이 어떤 볼거리를 창출해 낼 수 있을지 우려와 관심이 쏠렸다. 제작발표회에서 '아이언맨'의 CG에 질문이 몰렸던 이유다.

"CG의 퀄리티가 보장되지 않으면 방송에 내보내지 않겠다"는 김용수 PD의 자신감은 첫 방송부터 오롯이 드러났다.

창이 베이고 빗물이 튀는 등 날카로운 칼날의 차가운 이미지는 첫 방송부터 어색함 없이 연출됐다. 과거와 현재, 회상과 현실이 반복적으로 교차되며 복잡하게 이야기가 진행됐지만 깔끔한 연출로 이해에 어려움이 없었다. 첫 장면부터 마지막 예고편이 나올 때까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던 이유다.

SBS '피아노', '봄날', KBS 2TV '신데렐라언니' 등을 통해 감각적인 대사를 인정받은 김규완 작가의 '말 맛'도 첫 회부터 진가를 발휘했다는 반응이다.

각 캐릭터들이 내뱉는 대사들은 하나도 허투루 흘러가는 것이 없었다. 독설을 뿜어내는 주홍빈부터 한마디도 지지 않는 손세동까지 완벽한 대사로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정체성이 드러났다.

또한 촌철살인 대사는 비현실적인 설정 속에 현실적인 공감대를 자아내는 요소로 작용했다.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볼거리로 무장한 '아이언맨'이다. 새롭게 판을 짠 수목극 대전에서 '아이언맨'이 동시간대 1위를 유지했던 '조선총잡이'의 바통을 이어받아 선전을 펼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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