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 - 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에서 서진우(유승호 분) 말고 또 다른 아들이 있었다. 바로 박성웅이 연기한 박동호다. 자신의 아버지는 물론 서진우의 아버지인 서재혁(전광렬 분)을 도운 '리멤버'에 통쾌함을 선사한 '아들'이었다.
독특한 패션 감각, 경상도 사투리, 의리로 똘똘 뭉친 박동호를 연기한 박성웅(43)은 "이제 안 무서우시죠?"라며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성웅은 그동안 영화 '신세계', '황제를 위하여', '살인의뢰' 등에서 강렬한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박성웅은 최근 '리멤버'뿐만 아니라 '검사외전'에서 그동안의 맡았던 캐릭터와 상반된 연기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리멤버'는 박성웅이 지난 2012년 KBS 2TV 드라마 '각시탈' 이후 3년만에 출연한 지상파 드라마 복귀작이었다. 박성웅은 오랜만의 도전에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부담감이 있었어요. 케이블 드라마로는 tvN '신분을 숨겨라'를 했지만 지상파 드라마는 오랜만이라 처음에 '어떻게 하지'라고 했어요. 또 SBS는 '카인과 아벨' 4부 특별 출연 빼고는 처음이었죠.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사회를 보고 올라오는 KTX 안에서 '리멤버' 1부와 2부 대본을 봤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박동호라는 캐릭터가 대박이라고 생각했어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캐릭터지만 경상도분들 빼고 타지방 사람들만 속이자고 했어요. 경상도 분들에게 욕 많이 먹었죠."
박성웅은 충청도 출신으로 '리멤버'를 통해 처음으로 경상도 사투리에 도전했다. 박성웅은 "타지방 사람들만 속이려고 했다"라고 말했지만 부산 출신 배우의 도움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장 중점을 둔 건 사투리였고 사투리 선생이 있었어요. 채널CGV '나도 영화 감독이었다 시즌 2'에서 배우 중 한 명이 부산 사람이어서 대본이 나오면 카카오톡 녹음으로 한마디씩 해달라고 했어요. 나중에 보면 카카오톡이 100여 개가 와있었고 현장에서 들었죠. 대본에 악센트와 뉘앙스, 강조해야 할 부분을 적으니 대본이 악보 같았어요."

박성웅이 연기한 박동호라는 인물에게 빠질 수 없는 건 바로 패션이었다. 극중 박동호는 법정과 법률사무소를 오가며 다양한 색의 슈트 패션을 선보였다. 박성웅은 첫 등장 당시 입었던 하얀색 슈트 패션이 기억난다고 밝혔다.
"백 구두와 하얀색 양말을 신었던 첫 촬영이 기억이 나요. 편 사무장과 검증을 할 때 흰 재킷에 분홍색 셔츠를 입었는데 제 몸 때문인지 너무 잘 어울렸어요. 그런데 이창민 피디가 평범하다고 해서 깜짝 놀랐죠. 그래서 바지를 걷어 올렸어요. 또 파란색 슈트를 입고 걸어갔는데 다들 빵 터지더라고요. 의상팀에게 '이런 걸 어디서 구해오냐'고 했죠. 그중에 오렌지색 코트는 하나 샀어요. 점점 박동호화 됐죠. 법정에서 승호 도와줄 때 입었던 보라색 슈트가 너무 싫었는데 기사로 계속 뜨니까 예뻐 보이더라고요."
박동호는 박성웅과 많이 닮은 인물이었다. 변호사 박동호처럼 박성웅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박동호는 영화 '검사외전'에 이어 '이와 손톱'에서도 검사로 출연할 예정이다. 박성웅은 대학교 입학에 대해 "아들의 전쟁이었다"라며 웃었다.

"아버지 때문에 법대에 들어갔어요. '아들의 전쟁'이었죠.(웃음) 아버지가 집안에 판검사 의사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형보다 네가 공부를 잘하니 가라고 하셨어요. 군대 다녀오니 아버지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것이고, 열심히 내가 좋아하는 일 해서 돈도 벌고 일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하고 싶었어요. 맨땅에 헤딩이라 친구들도 '넌 복권이야. 확률이 그만큼 없다'고 했어요. 지금은 저한테 아무 얘기도 못 하는데 지금 위치까지 오리라는 확신은 없었지만 포기 안 할 확신은 있었어요. 열심히 행복하게 일할 여건이 주어진다면 (포기하지 않을) 확신이 있었죠."
'리멤버'의 박동호부터 '검사외전'의 양민우까지 올해를 기분 좋게 시작한 박성웅은 "작품 통해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악역뿐만 아닌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지닌 배우 박성웅의 2016년이 더욱 기대된다.
"올 한해도 열심히 일하고 작품 통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팬들의 응원이 큰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배우들에게 버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피곤하고 인생에 있어서 시련이 오더라도 그런 것들로 버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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