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지원이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진짜 배우로 거듭났다.
김지원은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연출 이응복 백상훈, 제작 태양의 후예문화산업전문회사 NEW)에서 윤명주 중위 역을 맡았다. '태양의 후예'의 성공으로 많은 배우들이 수혜를 입은 가운데 김지원은 최대 수혜자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주연 4인방 중 송중기 송혜교 진구가 상당한 연기 경력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김지원은 이렇다 할 대표작을 만들지 못한 상황이었다.
김지원은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SBS '상속자들' 등을 통해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속 김지원, '상속자들'의 유라헬 등 캐릭터는 화제를 모았지만 김지원의 연기가 도드라지진 않았다. 김지원은 데뷔 당시 출연했던 한 음료 광고를 통해 '오란씨걸'이라는 이미지가 가장 강했다.
그랬던 김지원이 김은숙 작가의 신작 '태양의 후예'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그의 이름 앞에 '오란씨걸' 대신 '김은숙의 뮤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앞서 김지원은 김은숙 작가의 작품인 '상속자들'에 출연했기 때문. 김지원은 한 번 호흡을 맞췄던 배우와 재회가 드문 김은숙 작가가 왜 자신을 다시 기용했는지 스스로 입증했다.
김은숙 작가가 '상속자들'의 유라헬에 이어 다시 입혀준 캐릭터인 윤명주 자체도 매력이 넘쳤다. 자신이 다가가려 하면 도망가는 서대영(진구 분)을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윤명주는 어떤 배우라도 탐낼 만한 배역이었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대세가 된 상황이지만 윤명주는 그동안 여성 캐릭터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사랑법까지 갖춘 유일무이한 캐릭터였다.
김지원은 윤명주라는 캐릭터를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캐릭터에 묻히지 않고 김지원이라는 배우의 존재감을 높였다. 당당한 윤명주는 김지원의 안정적인 발성과 발음, 감정 연기로 드라마에서 생동했다. 과거와 현재가 전혀 다른 서대영과 윤명주의 로맨스에서 김지원의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했다.
김지원이 '김은숙의 뮤즈'에서 그치지 않고 진짜 배우가 된 건 캐릭터 설정이 아니라 김지원의 연기였다. '태양의 후예'가 종영을 앞둔 가운데 진짜 배우가 된 김지원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