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옥중화' 명종 역 서하준 인터뷰

배우 서하준(27)이 또 한 번 존재감을 보여줬다. 서하준은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에서 명종 역으로 중간 투입됐다.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진세연 분)와 조선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고수 분)의 어드벤처 사극. 극중 주된 로맨스의 주인공은 옥녀와 윤태원이었지만 명종과 옥녀의 조합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이에 명종은 주된 로맨스를 위협할 정도의 존재감을 발했다.
이는 MBC '오로라 공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하준은 이 작품에서 설설희 역을 맡아 오로라(전소민 분)와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결국 주인공 오로라와 결실을 맺은 것도 설설희였다. 서하준은 늘 기대 이상의 존재감으로 작품에서 활약하는 배우였다.
서하준의 '옥중화' 합류는 생각보다 더욱 촉박하게 진행됐다. 서하준은 제주도에서 웹드라마 '온에어 스캔들'을 찍고 있던 중 연락을 받았고 그 주에 서하준이 출연한 방송분이 전파를 탔다.
"제가 출연한 15회가 일요일에 나갔는데 그 주 금요일 새벽에 연락을 받았어요. 제가 다른 작품 촬영으로 제주도에 있었는데 급하게 서울로 올라갔죠. 토요일 새벽에 대본 리딩하고 일요일 촬영한 게 방송에 나갔어요. 모니터를 했는데, 모니터 느낌은 그때 당시만 해도 아직은 제 기분 탓인지 몰라도 '빨리 적응해야겠다' 싶었어요. 이미 시작이 된 거니까 마침표를 찍을 때는 좋은 결과로 남고, 같이 일하는 선배님들과 선생님들에게 좋은 인상 남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옥중화'는 MBC '대장금', '동이' 등을 연출한 이병훈 PD의 연출작이었다. 서하준은 이병훈 PD의 신뢰 덕분에 부담감 없이 작품에 임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부담은 전혀 안 됐어요. 부담이 될 법한데 부담이 안 됐죠. 이병훈 감독님과 전체리딩 때 처음 뵀는데 반갑게 맞아주시고 절 믿어주셨어요. 조금 부담이라고 한다면 작품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들이었죠. 그런 것들 말고는 큰 부담은 없었어요."

준비할 시간도 없이 합류한 작품이었지만 서하준은 이번에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로라 공주'에 이어 벌써 두 번째였다. 서하준은 자신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말 궁금해요. 케미스트리가 잘 붙는 건지,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한데, 뭔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죄스러운 느낌이 없지 않아 있어요. 뭔가 미안하고요. 돋보이려는 생각은 안 했어요. 매 작품을 하면서 대본을 중시하고 감독님 디렉팅을 중시하고, 내가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려고 노력해요. 제가 돋보이려고 하거나 하면 작품에서 동떨어질 수도 있어요. 그러면 명종이라는 인물이 동떨어지고, 뭔가 잘못되고 어그러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역할을 맡든 주어진 대본과 저에게 내려주는 디렉팅, 감정에 충실하려고 다그치고 있죠. 돋보이려고 해도 방법을 몰라요."
서하준은 자신의 비중이 이 정도로 클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당연히 진세연과 로맨스 역시 예상 밖의 일이었다.
"이 정도 비중일 줄 몰랐고 러브라인 얘기도 못 들었어요. 자세한 것까진 말씀 안 해주시고 어쨌든 주인공은 진세연 씨와 고수 선배님이고 저는 중간에 왕으로서 대본에 나와 있듯이 옥녀를 향한 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이 있어 부각시켜 보여주자는 건 있었죠. 대본이 나오면서 조금씩 알게 됐죠. 옥녀가 이복동생인 것도 처음엔 몰랐어요. 그 누구도 몰랐죠. 감독님께 물어보면 항상 열린 결말이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어요."
서하준과 진세연의 케미스트리는 이들이 극중 이복 남매라는 설정을 안타깝게 할 정도였다. 서하준은 진세연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진세연 씨와 호흡은 너무 좋았어요. 저는 진세연 씨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일단 진세연 씨가 현장에서 나오면 공기청정기 틀어놓은 것처럼 밝아져요. 스태프들의 표정도 달라지고 강행군 속에 진행하니까 힘든 부분이 있을 텐데 근데 그런 부분을 잊게 해줘요. 촬영장에서 항상 웃고 있고 예의 바르고요. 현장에서 진세연 씨를 반갑지 않게 맞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다들 좋아했죠."
서하준은 이번 작품에서 고수와 만났다. 서하준에게 고수는 지난 1999년 데뷔한 까마득한 선배였다. 서하준은 고수와 극중에서 자주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고수는 서하준에게 좋은 선배이자 동료였다.
"고수 선배님이랑은 많이 붙는 장면이 없어 아쉬웠어요. 하지만 붙을 때마다 좋은 말씀해주시고 컨디션도 물어봐주셨죠. 역시 연륜 있으신 분은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도움도 많이 받았고, 좋은 말씀 해주시고 저를 챙겨주셨어요. 항상 먼저 악수하자고 손 내밀어줬죠. 선배님은 앞으로 배우로서 가지고 가야 할 자세들, 작품 임하는 자세나 가져야갈 것들, 제가 잊고 있었던 것들을 상기시켜줬어요."

서하준은 극중 옥녀 다음으로 문정왕후 역의 김미숙과 호흡을 가장 많이 맞췄다. 문정왕후는 야심과 탐욕으로 아들 명종을 왕위에 올린 인물. 서하준은 김미숙과 호흡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김미숙 선배님과 호흡은 너무 좋았어요. 사실 선배님, 선생님들과 연기하는 게 편해요. 또 얻고 배우고 있는 느낌이 가장 막연하게 들 때가 선배님, 선생님과 호흡할 때에요. 그런 호흡들을 전 작품인 '내 사위의 여자'가 끝났을 때 갈망했던 것 같아요. 진한 냄새가 나고, 캐릭터적, 장면적으로 진한 색과 향을 가지고 있는 신을 갈망했죠."
서하준은 올해 '내 사위의 여자', '온에어 스캔들', '옥중화'로 바쁘게 활동했다. 서하준은 지난 2014년 SBS '사랑만 할래' 이후 전속계약 분쟁에 휘말리며 2년 가까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서하준은 공백기가 쉴 틈 없는 활동의 이유가 됐느냐는 질문에 긍정했다.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작업을 하는 자체가 재밌어요. 한 극을 완성하고 한 사람의 인물을 살아가잖아요. 한 사람 이상의 수많은 사람들로 살아가는 직업이 이 직업밖에 없어 재밌어요. 매 작품을 하면서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 같고, 많은 걸 깨닫고 배우고 있죠."
지난 2013년 데뷔한 배우가 2년 정도 공백기를 가진 건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일이다. 서하준은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팬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한 가지에요. 부족하고 작은 연기자를 사랑해줘 항상 너무 감사하죠. 본업에만 충실하는 게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한결같이 응원해주시는 분들, 한분 한분 가슴에 담고 싶은데 쉽지 않아요. 앞으로도 기대 부응하는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하준은 이제 설설희, 명종을 넘어 서하준으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힘든 공백기를 딛고 다시 대중 앞에 선 서하준의 행보가 주목된다.
"연기자가 어떤 한 인물을 맡고 그 사람으로 살면서 그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것은 영광이에요. 명종으로 기억된다거나 매니저로 기억된다는 것이 좋고, 영광스럽죠. 그런 것도 좋지만 과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서하준 석 자를 기억시켜드리는 게 나쁘지 않겠구나 싶어요. 내년에는 서하준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려드리는 게 제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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