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책시켜주세요 멍!"
배우 강태오(26)가 선 굵은 외모에서 반전의 깜찍한 애교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강태오는 JTBC 수목드라마 '런온'에서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귀여움과 첫 쌍방 로맨스 연기로 새롭게 변신했다. 시청자들은 그에게 '연하남의 정석', '울리고 싶은 연하남', '대형견', '멍뭉미'란 애칭을 붙였고, 해외 시청자들도 그의 애교에 '런온' 팬이 됐다. 이로써 강태오의 연기 스펙트럼이 한층 '런 온'했다.
'런온'은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는 로맨스 드라마. 단거리 육상 선수 기선겸(임시완 분)과 영화 번역가 오미주(신세경 분),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 서단아(최수영 분)와 미대생 이영화(강태오 분)가 커플을 이뤘다.
강태오는 극 중 미대생 이영화 역을 맡았다. 이영화는 순수한 대학생이 서단아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하는 과정을 현실적이면서도 풋풋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안겼다. 영화는 대형견 같은 멍뭉미로 사랑스러운 면모를 보여주는가 하면, 진지함과 섹시함을 오가며 거침없는 직진 애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영화는 기선겸과 현실 친구로 '브로맨스 케미', 미주와 '선후배 케미'를 갖기도 했다.

-데뷔 이후 쌍방 로맨스 연기는 처음 선보인 것 같다. 로맨스 연기에 스스로 몇 점 정도 점수를 줄 수 있을까.
▶완전 처음은 아니지만 거의 처음 쌍방 로맨스를 연기했다. 이번에 영화란 인물을 통해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제대로 쌍방 로맨스를 해서 좋았던 것 같다. 점수는 별 다섯 개 만점에 2.5개를 주겠다. 내가 연기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온전히 스스로 한 게 아니고 상대 배우인 수영 누나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나머지 절반은 수영 누나의 몫으로 하겠다.
-영하를 연기하며 '연하남의 정석', '대형견', '멍뭉미'란 수식어가 생겼다.
▶영화를 하면서 많은 수식어를 붙여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영화가 세 번 정도 우는데 팬분들이 그때마다 피드백을 적어주셨다. '우는 모습이 귀엽다'고도 해주시고 '맨날 울렸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런 표현이 재미있고 신기했다.
-영화의 애교 폭발 모습을 연기하느라 부끄러운 순간도 있었을 텐데. 평소 애교가 많은 편인가.
▶나는 사실 애교가 장착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산책시켜주세요 멍!' 말할 때는 부끄러웠는데 수영 누나가 오글거리지 않고 담백하게 보이도록, 내 멘탈이 힘들지 않도록 도와줬다.
-영화는 단아 하나만 보고 직진하는 스타일이었다. 영화는 강태오의 연애 스타일과 어느 정도 닮았나.
▶나도 사랑하면 직진하면서 마음을 다 내주는 편이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한테 마음을 주는 게 맞는 것 같다. 영화의 모습은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과 닮은 것 같다. 나는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은데 영화와 닮은 것 같다. 그래서 캐릭터 분석할 때 편했다.
-그렇다면 겸미 커플, 단화 커플 중 어떤 커플이 자신의 연애 스타일과 맞다고 생각하는지.
▶겸미 커플처럼 달달하고 꽁냥한 모습도 나오고 단화 커플처럼 아찔할 때도 있고 스릴 넘칠 때도 있다. 나는 두 가지 모습 다 있는 것 같다.

-미대생 영화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그림을 따로 배우기도 했나.
▶화가님에게 그림을 배우면서 화가 용어도 배웠다. 감독님 지인 분 중에 실제 화가님이 계셨다. 나도 그림 영상을 찾아보면서 그려봤다. 그런데 나는 그림에 있어서 타고난 건 없는 것 같다.(웃음)
-자신이 생각하는 영화의 매력은?
▶인물들 간의 케미가 좋았다. 사이좋은 케미, 투닥투닥한 케미 모두 케미력이 돋은 게 최고의 매력이었다. 나와 영화는 닮은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대화하는 스타일이라든지 단아 앞에서 솔직한 면이 닮았다. 영화는 그래도 나보다 투머치한 게 있는 것 같다.
-'런온'은 대사와 무드가 중요한 작품이었다. 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는 무엇인가.
▶영화가 단화에게 그림을 건네주고 우는 단화를 달래주면서 '오래 살아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기억난다. 그 말을 하는 영화의 기분이 어땠을까 싶다. 내가 좋아한 대사는 영화가 단아와 헤어진 기간에 선겸이에게 '새드엔딩일지 모르지만 앞으로의 감정을 배우고 성장하겠죠'라고 말한 대사다. 영화의 성장 과정을 대사로 표현한 것 같다. 나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고 만나는 감정을 배우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런온' 제작발표회 때 입술그림 스티커를 붙인 마스크를 쓰고 참석해 큰 웃음을 줬다. 해당 모습을 인스타그램 프로필로도 설정해 눈길을 끈다. 임시완, 신세경, 최수영이 강태오만 보면 웃음을 터뜨리던데, 강태오가 '런온' 팀의 분위기메이커였나.
▶내가 분위기메이커는 아니었다. 수영 누나가 현장 분위기 메이커였다. 입술 마스크는 스태프가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고 해서 받았는데 입술 모양의 스티커였다. 입술 모양의 스티커여서 입술 위치에 붙인 게 다였고 웃기게 하려고 한 게 아니었다. 그런데 그걸 본 형, 누나들이 재미있어 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한 건 그 사진이 잘 나왔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세경 누나와 수영 누나가 나를 많이 놀렸다. 우리 팀 분위기메이커는 수영 누나였는데, 수영 누나가 현장에서 말을 재미있게 해서 분위기가 좋았다.
-'런온' 현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땠나.
▶'런온' 현장은 마치 유치원 같았다. 감독님이 선생님, 배우들이 학생들 같았다. 감독님이 '너희들 알아서 다 해. 선생님이 다 해 줄게'라는 게 느껴졌다. 배우들의 자유는 보장하되 순수함을 잃지 않게 해주셨다. 감독님에게 너무 감사하고 기회가 되면 또 만나고 싶다.

-'런온'을 하며 가장 많이 얻고 가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많이 관찰하는 시간을 얻고 가는 것 같다. 영화와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나도 대학생이어서 사랑의 메시지를 보면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시청자로서 나도 모르는 마음 한 켠의 씁쓸함과 상처를 치유 받고 가는 것 같다. 따스한 작품으로 내 마음까지 스르르 녹았던 것 같다.
-'런온'과 이영화 캐릭터가 강태오에게 어떻게 남을까. 시청자들에게는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가.
▶'런온'은 내가 20대를 추억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지', '나도 이렇게 성장해 나가겠지'란 생각이 든 작품이었다. 시청자들도 '런온'을 보면서 흘러가는 물처럼 청춘처럼 기억해주시기 바란다.
-사극과 현대극 등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와 캐릭터는?
▶빌런 역도 해보고 싶다. '런온'으로 통통 튀는 역을 했다면 다음에는 상반된 정적인 역도 해보고 싶다. 아픔도 있고 트라우마로 인해 상처를 가진 인물이 성장하는 과정도 연기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반전의 인물도 해보고 싶은데 도전하고 싶은 인물이 생기면 무조건 해볼 것 같다.
-본명은 '김윤환'으로 활동명과 완전히 다른 이름인데, '강태오'로 예명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강태오 이름의 뜻도 궁금하다.
▶원래는 김윤환이 본명이다. 강태오는 지금 회사 대표님이 지어주신 이름이다. 서프라이즈 멤버 다섯 명의 이미지로 지은 이름이다. 강태오란 이름이 강한 이미지로 지어진 것인데 '클 태'에 '다섯 사람 오'라는 뜻이었다. 다섯 명이 다 같이 잘 되자는 뜻이었다.

-2019년 '조선로코 - 녹두전'에서 차율무 역으로 KBS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행보가 좋다.
▶돌이켜 보면 데뷔하고 8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런온'의 선겸이처럼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다. 이 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지고 훅훅 지나간 것 같다. 내가 잘하고 있나 생각할 때도 있고 주변을 봤을 때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느 스태프들과 일하고 있는 게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 10년 이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분명한 건, 10년 가까운 연기를 하면서 나는 인복이 있다는 것이다.
-작품 외적인 시간에는 무엇을 하는 편인가.
▶새로운 작품을 하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챙기려 하고 있다. 쉬는 시간에는 집에 있으려고 한다. 쉴 때는 자기 관리도 하면서 발전하는 시간도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쉬는 시간에 피로를 푸느라 잠자고 TV보고 친구 만나서 밥 먹는 정도인 것 같다. 보통 피로회복을 하려고 한다.
-곧바로 차기작 tvN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를 선보인다.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
▶영화는 직진하는 사랑을 보여준다면, 현규는 사랑을 도피한 후 몇 년이 지나고 첫 사랑과 재회하고 후회하고 성장통을 겪는 인물이다.
-대중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앞으로 연기인생 전반에서 붙고 싶은 수식어는?
▶열심히 도전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하지 못한 캐릭터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나의 벽을 허물고 싶다. 또 '소나무'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데뷔 하고나서 8년이 흘렀고 앞으로 연기자로서 '런온'하겠지만 쭉 한결 같은 모습으로 있고싶다. 연기적으로 차츰차츰 발전하고 싶고, 소나무처럼 우직하게 있으면서 소나무의 통이 커지듯 단단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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