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데뷔 16년 차에 접어든 배우 이현균이 연기와 작품에 임하는 마음에 대해 털어놨다.
이현균은 최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스타뉴스에서 JTBC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극본 김홍기, 윤혜성/연출 조현탁, 이하 '김 부장 이야기')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30일 12화를 끝으로 종영한 '김 부장 이야기'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한 중년 남성이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대기업 부장이 아닌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이현균은 '김 부장 이야기'에서 대기업 ACT 인사팀장 최재혁 역을 맡았다. 최재혁은 피도 눈물도 없이 사내 정치에 밝은 인물로, 이현균은 말투부터 눈빛, 손짓 하나까지 섬세함을 살린 연기를 통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 특히 김낙수를 압박하고 회유하는 그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농담반 진담반 직장 생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할 만큼 이현균이 그린 최재혁은 현실적이라는 평을 들었다.
이현균은 '만약 인간 이현균이라면 정리해고 리스트 요구에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 "20대 이현균이 최재혁과 똑같은 코스를 밟아서 인사팀장 자리에 앉았다면, 저는 극 중 최재혁보다 더 심하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에게는 '일'이지 않나. 회사 다니는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인사팀장 자리가 생각보다 주변 눈치도 많이 보고, (다른 직원들과) 적당한 거리도 둬야 하는 자리라고 하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저도 40대가 되고 그 과정에서 깎이고 깎이다 보니 사회적으로 다른 사람 눈치도 볼 줄 알고, 그렇게 깎이고 깎인 존재가 됐다. 뭐랄까,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말하며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자신이 느낀 바에 대해 털어놨다.
또한 "그럼에도 아직도 부족할 때가 있고, 아니다 싶은 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살아간다. 그렇게 노력하면서 사는 거지, 완전히 새로운 모양으로 바뀌는 건 아닌 것 같다. 무엇보다 배우는 몸, 목소리, 마음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삶이 반영된다. 평소 가지고 있는 생각, 습관들이 (연기를 할 때) 보여진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가 아니라 '여러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니까, 제대로 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신념을 밝혔다.
2009년 연극 '언니들'로 데뷔한 이현균은 다수의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쌓은 뒤 영화 '행복의 나라', '젠틀맨', '비상선언', '강릉', '수색자', '어린 의뢰인', '1987', 드라마 '언제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슬의생), '별들에게 물어봐', '삼식이 삼촌', '기생수: 더 그레이', '선산', '모범형사 2', '태종 이방원', '비밀의 숲 2', '닥터 프리즈너', '라이프'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배우의 길을 걸어온 16년이라는 시간에 대해 이현균은 "운이 좋은 시간들이었다"고 회고하며 "극단을 나와서 매체 연기에 도전하려고 했던 그 1년을 제외하고는 작품을 거의 쉬지 않고 했다.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크든, 작든 작품이 주어졌다. 거기에 최선을 다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힘들었다. 좋았다'가 아니라 작품하는 재미로 살았다. 텀 없이 좋은 작품들이 주어졌고,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계단식으로 조금씩이나마 나아졌던 것 같긴 한데, 사실 이제 어떤 걸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압박을 느꼈던 것 같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에 '김 부장 이야기'가 잘 되면서 '아,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웃기고 자빠졌네' 싶었다. 지금처럼 작품에 열심히 임하면 원하든 원치 않든 뭔가가 되어 있을 것 아닌가. 이번 작품을 끝내고 제 스스로가 뭔가를 하려는 것 자체가 허무맹랑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탈하게 웃어 보였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