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찾사'가 새코너와 반가운 얼굴로 무장, 부활을 위해 박차를 가했다.
금요일 오후 11시대로 방송시간을 옮긴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가 지난 11일 오후 11시20분 이동 후 첫 방송을 마쳤다.
시간대만 달라진 것이 아니었다. '웃찾사'는 개편을 준비해 무려 7개의 새로운 코너들을 마련했고 이날 방송에서 새로운 개그를 대방출했다.
'개투제라블' 멤버들이 의기투합해서 탄생한 새 코너 '연극동아리 딴따라'는 말 그대로 연극동아리 단원들의 어설픈 연극을 펼치는 모습을 그린 무대. 대사 순서가 서로 바뀌거나 등장할 때를 맞추지 못하고, 소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예측할 수 없는 단원들의 실수가 웃음 포인트다.
'인과응보'는 과거 서로에게 실수한 일이 있는 세 남자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이날 방송에선 서로의 여동생을 버린 세 남자가 만나 혼내고 혼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호프집에서 만난 세 사람은 손에 집히는 대로 땅콩, 노가리 등을 상대에게 투척해, 이후 배경이 바뀔 때마다 벌어질 상황도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홍현희의 야심작인 '나쁜 기지배'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홍현희의 파워풀한 연기와 섹시댄스가 폭소를 자아냈다. 홍현희는 하고 싶은 말 못하는 여자들의 대변자를 자처, "더치페이 하기 싫다. 생일 선물은 꽃 말고 백으로 줘라" 등 거침없이 속내를 드러내는 나쁜 여자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개그맨 김정환이 코너 중간 뜬금없이 등장해 춤을 춰 관중들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얘가 우리 코너 짜준 애다. 어떤 식으로든 출연해야 해서 그런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성범 장재영 권성호 김형인이 만드는 '열한 시 내고향'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를 대표하는 세 사람의 어설픈 지역 자랑이 볼거리. 5초를 참으면 10초 동안 웃게 되는 것이 '열한 시 내 고향'의 묘미로, 여수 대표로 나온 강성범은 여러 가지 자랑을 늘어놓다가도 결국은 갓김치로 끝나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내 남자'는 '내가 모르는 남자들의 자세한 이야기'를 줄인 말로, 친구끼리 욕으로 친분을 과시하거나 친구의 여자친구 미모에 따라 달라지는 인사 등 여자들이 잘 모르는 남자들의 생활을 재현하는 코너다.
'판매왕'은 보험회사 직원들이 앵벌이 하는 아이와 깡패로 변신, 힘들게 사는 모습을 연기하며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게 만드는 과정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KBS 2TV 드라마 '굿닥터'를 패러디한 '베리굿닥터'는 극중 주원의 말투를 따라하면서 상담환자에게 돌직구를 던지는 의사의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웃찾사'는 이처럼 다양한 새 코너를 연이어 선보이며 시선을 잡았다. 2차원적 개그를 벗어난 중독성 있는 대사와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소재로 한 공감 가는 코미디를 중점에 둔 모습이었다.
과거 '웃찾사' 인기의 축이었던 강성범, 장재영, 권성호, 김형인 등의 합류도 기대를 자극하는 부분. 반가운 얼굴들이 '웃찾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했으며, 후배들의 개그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해 줬다.
다만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려다보니 오히려 새로움보다는 익숙한 개그에 머문 아쉬움이 남았다. '내 남자'의 진행방식은 '연관검색어'와 '퐁퐁퐁'을 연상케 했고, '나쁜기집애'는 홍현희만의 돌직구 캐릭터가 익숙한 느낌이었다. 강성범 특유의 입담을 살린 '열한 시 내 고향'도 어딘가 친숙했다. 새 코너로 무장한데 반해 신선함은 조금 부족했다.
하지만 이들 코너들은 개그맨 각자의 개성과 캐릭터가 살아있었다는 점만은 분명했다. 자신의 강점을 우선 파악하고, 잘하는 것으로 먼저 승부를 내겠다는 각오가 전달됐다. 시간대를 옮긴 만큼 무작정 새로운 개그를 시도하기보다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며 안정적으로 시청자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
골든타임으로 돌아온 '웃찾사'는 시청률 3.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일요일 오전 시간대에 비해 별다른 변화는 없었지만, 이날 선보인 새로운 개그들을 바탕으로 '웃찾사'가 점차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낼 것으로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