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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들의 눈물.."개콘, 수석도 아이디어 없으면"

'정진영'들의 눈물.."개콘, 수석도 아이디어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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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완식 기자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개그맨 정진영 /사진=화면캡처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개그맨 정진영 /사진=화면캡처


"데뷔한지 4년째지만 아무도 내가 개그맨인지 모른다."


개그맨 정진영은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 출연, 이 같이 말하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갖은 노력 끝에 KBS 개그맨이 됐지만 코너가 없어 '장기휴업' 중이라는 게 그의 말.


이날 정진영은 무대공포증인 '울렁증' 때문에 대중 앞에 쉽게 서지 못한다고 말했고, 함께 출연한 그의 '개그콘서트' 동료들은 "다른 사람 아이디어 내는데 진을 다 빼서 정작 본인 아이디어 구상할 때는 지쳐 버린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안녕하세요'에서 정진영이 눈물의 호소로 주목을 받았지만, '개그콘서트'에는 정진영 못잖은 '눈물'을 가진 이들이 많다.


지난 2010년 데뷔한 개그맨 신종령도 '간꽁치' 캐릭터로 인기를 얻으며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엔딩을 장식했다. 하지만 불과 몇 주 만에 '개그콘서트'에서 모습이 사라졌다. 당시 연출을 맡고 있던 서수민PD는 "신종령이 엔딩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종령과 같은 해 데뷔한 개그맨 송영길은 25기 공채 수석 출신. 특유의 넉살 좋은 캐릭터로 자신만의 개그 연기를 펼쳤지만 지난해 1월 막을 내린 '노애' 코너 이후 한 동안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가을 8개월 만에 유민상과 함께 '안 생겨요' 코너로 복귀한 송영길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아 힘들었다. '안 생겨요' 코너를 짜는 데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2012년 KBS 27기 공채 개그맨 수석으로 합격한 송필근도 역시 '수석'이지만 끊임 없이 이어지는 경쟁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쉬지 않고 코너에 출연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개그콘서트'는 13기 박성호부터 지난해 선발된 28기까지 100명 가까운 개그맨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박성호나 김준호, 김대희(이상 14기) 등 '맏형'급 개그맨들도 "경쟁에는 선후배가 따로 없다. 아이디어 없으면 우리도 무대에 못 오른다"고 할 정도.


'개그콘서트'는 매주 수요일 녹화가 끝난 후부터 아이디어 구상, 검사, 또 검사가 이어진다. 개그맨들의 '삶' 역시 일주일 내내 이런 패턴으로 진해된다. 그나마 코너가 있는 개그맨은 행복한 경우.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내 '개그콘서트' 연습실에는 최근까지 코너 없는 개그맨들의 경우 책상마저 없었다.


'아이디어 없는 자 출근하지도 말라'는 얘기다. 매일 출근해야 하는 신인들과 달리 2년차부터 코너가 없으면 '출근의무'가 없기에 이 시기 코너가 없는 개그맨들은 말 그대로 '붕 뜨게' 되는 셈이다. 정진영의 눈물이 서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1999년부터 방송, 올해로 15년째 매주 일요일 밤 시청자들에게 웃음으로 활력을 안기고 있는 '개그콘서트'. 그 이면에는 개그맨들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서러운 '눈물'이 자리 잡고 있다.


문완식 기자munwansi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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