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멘붕스쿨', '푸른거탑 케빈' , '멕시코 개념남'
개그맨 김성원(31)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김성원은 지난 2009년 KBS 공채 24기로 데뷔해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했다. 개그맨들이 독특한 비주얼로 웃음을 선사했다면 김성원은 훈훈한 외모와 훤칠한 키, 멕시코에서 온 청년으로 주목받았다. 이거 웬걸. 지난해 3월 종영한 '멘붕스쿨'에서는 유학파 캐릭터로 잘생긴 외모에 코믹한 표정과 영어개그라는 반전을 선보였다. 그동안 프로그램 속의 김성원은 엉뚱한 매력이었다면 데뷔 5년 차 김성원은 욕심도 많았고 진지했다.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KBS 인근 한 카페에서 김성원을 만났다.

◆ 리포터와 연기는 데뷔 후 첫 도전
김성원은 지난해 10월 26일 KBS 2TV '연예가 중계'(이하 '연중')에 리포터로 투입됐다. 유창한 말솜씨로 합격점을 받았다. 첫 취재였던 현장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처음의 부담과 걱정에서 벗어나 이제는 본업인 개그도 조금씩 선보이고 있다.
"저는 경험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연중'도 제겐 첫 도전이었어요. 다른 걸 떠나서 경험을 하고 배우고 싶었어요. 덕분에 색다른 분들을 만나면서 낯설지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익히고 있어요. 제가 나중에 예능 MC를 하게 되면 게스트에 대한 흐름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매주 토요일 생방송이니 순발력과 생방송에 대한 단련도 할 수 있어요."
김성원이 출연한 케이블채널 tvN '푸른거탑 리턴즈'는 오는 26일 종영한다. 그는 극중 미국 마이애미에서 온 케빈 역을 연기했다. 군에 두 번 간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여자친구가 면회 오는 에피소드, 산 속에서 고생하는 에피소드 등은 고스란히 추억으로 남았다.
"이상하게 날씨는 따뜻한데 촬영장만 가면 추웠어요. 극 배경인 내무반도 실제 사단이라 군인냄새가 나서 신기했고 10분 만에 군인이 될 수 있게 만들었어요. 가끔 독특한 얘기도 나왔지만 거의 실제에 가까워요. 케빈도 카투사 시절을 연상하게 해요. 물론 실제 카투사 시절은 평범했지만요. 병장인 김재우 선배가 도움을 많이 줬던 게 기억나요."
그는 그동안 KBS 1TV '지성이면 감천', KBS 2TV '일말의 순정' 등 다수의 작품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현재로선 정극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아직이라고 털어놨다.
"'푸른거탑'은 제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는 캐릭터였기에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어요. 아직은 정극에 대해 잘 모르겠어요. 그동안 개그맨은 정극에서 감초 역할을 주로 해온 것 같아요. 제가 좀 더 경험을 쌓고 기회가 닿아 오디션을 보면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요."

◆ 좋아하는 영어개그, 변화가 필요해
김성원은 그동안 해온 코너 가운데 '슈퍼스타KBS'를 꼽았다. '멘붕스쿨'일 것이란 예상과 달랐다. 데뷔 초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었다. 한동안 '개콘'에서 김성원의 주특기인 영어개그를 보지 못했다. 데뷔 5년차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요즘 검사 맡을 때가 웃긴 건지, 제가 한 자체가 웃긴 건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이걸 고쳐야 할 것 같아요. 당분간 영어 개그는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건 영어개그이지만 프로그램의 전체 흐름도 중요하니까요. 어느 날은 김상미PD님과 면담하다 변화를 꾀할 시기가 됐음을 알았어요."
김성원은 '개콘'내 멘토-멘티제에 대해 언급했다. '개콘'은 선배, 후배 개그맨들이 5~6팀을 구성해 코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이 '황해'였다. 김성원은 멘토-멘티제의 좋은 점에 대해 폭넓은 개그를 할 수 있다고 꼽았다. 그에게 영어개그가 아닌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보게 해줬다.
"최근에 멘토, 멘티제도가 생겼는데 좋은 시스템이에요. 그동안 편하고 마음이 맞는 분들이랑 코너를 짰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폭넓게 선, 후배들과 팀이 구성됐어요. 결과물도 신선해요. 제가 처음에 정태호 선배랑 같은 그룹이었는데 그게 바로 '좀비 프로젝트'였어요. 정태호 선배랑 같이 하니 완전 좋으세요. 후배로서 선배들과 협업할 수 있고 색다른 면을 볼 수 있다는 게 강점이에요."
그는 '개콘' 내에서 훤칠한 키와 얼굴로 주목 받았다. 훈훈한 외모로 인지도를 알릴 수 있지만 역으로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김성원은 오히려 그 덕분에 감사했다고 답했다. 그러고 보니 그와 동기인 공채 24기 동기들의 비주얼도 막강했다.
"데뷔 초엔 사람들이 알아봐주셔서 오히려 감사했어요. 멀쩡하게 생겼는데 하는 행동은 웃기잖아요. 극적 효과가 큰 것 같아요. 동기로는 허안나, 류근지, 안소미 등이 있는데 각자 코너로 잘 된 것 같아 제가 다 뿌듯해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들로 웃음을 주고 인정받고 있으니까요. 제가 볼 때 잘생긴 사람은 허경환 선배에요."

◆ 5년 뒤? 개그테이너가 되고 싶어
김성원은 절친한 선배 정태호와 얘기하다 어느 순간 결혼에 대해 체감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아직은 일이 좋아 연애를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작 부모님을 비롯해 주위에선 결혼에 대해 슬슬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그렇다면 이상형은 어떻게 될까.
"저는 청순하면서 아담한 스타일이 좋아요. 이건 외적인 거고 내면으로는 리드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통통 튀는 당돌함도 있었으면 해요. 사실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요. 사내 커플 할 생각은 절대 없어요. 하하."
마지막으로 김성원은 지난 5년을 되돌아보며 향후 5년 후의 자신의 모습은 어떨지 떠올렸다.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달려왔다면 30대 중반의 그는 포부가 넓었다. 단기적으로 웃기기보다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고 깊게 파고 들 수 있는 개그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재다능한 그이기에 앞으로 활약을 할 지 궁금했다.
"저도 제가 어떤 모습일지 잘 모르겠지만 개그테이너(개그맨과 엔터테이너의 합친 말)가 되고 싶고 열심히 개그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때까지 개그를 할 수 있다면 감사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김준호, 김대희, 박성호 선배가 롱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해요. 김준호 선배는 소속사 대표이기도 한데 개그보다 골프를 더 잘 알려줘요."
김성희 기자shinvi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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