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미산장'에 '빅마마'로 불리는 요리연구가 이혜정이 찾아와 어린 나이에 시작된 파란만장했던 결혼생활을 털어놨다. 또 누구보다 힘이 됐던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해 눈시울을 붉게 했다.
지난 6일 방송된 SKY채널, KBS 공동제작 예능 '수미산장'에서는 이혜정이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남편과 연애할 때 깐깐한 성격에 결혼을 고민했지만, 엄마가 좋은 조건을 가진 남편을 너무 마음에 들어하셨다"고 말했다. 또 "오히려 엄마가 나서서 '너는 인물도 없고 학벌도 일류가 아니라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결혼해야 한다'며 모진 말들로 설득을 했다"며 떠밀리듯 결혼하게 된 사연을 털어놓았다.
어린 나이에 확신이 없는 상태로 결혼하게 된 이혜정은 "신부 입장 직전에 아버지가 '참는 거다. 근데 너는 잘 안 참지? 못 참겠으면 우리 견뎌 보자'라고 말씀하셨다"며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짧은 버진로드를 걸어가며 '아버지 나 참을 수 있어. 견딜 수 있어'라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힘이 되어주었던 아버지의 마음과 딸 이혜정의 마음을 모두 느낀 산장 식구들은 모두 울컥했다.
이혜정이 요리연구가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도, 주변에서는 모두 반대했지만 아버지만큼은 이혜정의 편이었다. 이혜정의 아버지는 "네 요리가 제일 맛있다. 네가 정말 잘 하는 일이야. 네가 요리를 하면 환영받을 거다"라며 딸을 응원했다. 김수미는 "아버지 말씀이 대범하신 데다, 사람이 희망을 갖게 하는 말씀이다"라며 감동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이혜정은 시부모님을 모시고 8년 동안 겪어야 했던 지독한 시집살이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그는 "시가 식구들과 함께 살다 보니 삼시세끼가 아니라 식구들의 일정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이고 상을 차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식탁이 비워져야 나도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시어머니는 식탁에서 신문을 보셨다. 그럼 내 식사는 건너뛰고 신문 보시는 어머니의 발 밑을 걸레질했다"며 "자존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김수미는 "우리 때는 그랬다"고 공감했고, 박명수는 "진짜 시집살이네"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또, 이혜정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긴 한 마디를 떠올렸다. 해외 출장을 가기 전 병상에 계신 아버지를 뵈러 간 이혜정에게 아버지는 "이혼하지 않고 살아줘서 고맙다. 네 걱정 많이 했다"고 말씀하시며 딸에게 오히려 절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혜정은 "아버지 덕분에 내가 살았는데, 아버지는 오히려 내게 '잘 살아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빨리 다녀오겠다고 했는데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 말씀이셨다"며 울먹여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한편 이번 '수미산장'에는 김민기와 9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한 홍윤화도 함께 했다. 그는 "연애할 때 나는 항상 공주였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이어 "한 번도 집에 혼자 간 적이 없다. 오빠가 항상 내가 집에 들어가는 걸 챙겨줬고, 오빠 일이 늦게 끝나도 나에게 들러 얼굴을 보고 갈 정도였다"며 "오빠는 내가 따뜻해서 좋다고 하는데, 나도 오빠가 따뜻해서 좋다"고 남편에 대한 달달한 고백을 이어갔다.

이에 박명수는 "그렇게 좋아했는데 결혼이 늦어진 이유가 있나?"라고 말했다. 이에 홍윤화는 "사실 나는 비혼주의자였지만, 오빠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고 답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홍윤화는 어린 시절 주중에는 미용실, 주말에는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홀로 두 딸을 키운 어머니를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집에 빚이 많아 힘들었고, 제가 실질적 가장이었다. 오빠가 내 짐을 나눠 지게 하는 것도 싫었고, 가정환경이 힘들다는 사실을 오빠에게 알리는 것도 싫었다"며 '비혼주의자'였던 상황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홍윤화의 사정을 알게 된 김민기는 오히려 "내가 도와줄게. 같이 갚자"라고 말했다. 결국 홍윤화는 삶에서 뭔가를 하나씩 포기하게 만들던 빚을 청산하고 나서 바로 김민기와 날을 잡고 결혼에 골인했다. 감동한 산장 식구들은 "두 사람 다 대견하고 대단하다"며 입을 모았다.
또한 박명수는 "빚을 갚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였나?"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홍윤화는 "빚의 규모를 알았을 때였다"라고 답했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홍윤화는 "친언니가 나에게 빚을 넘기지 않으려고 홀로 빚을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같이 빚을 갚아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 개그맨 출연료를 아무리 모으고 아껴도 생활비를 제외하고 나면 겨우 5만원 정도가 남았는데, 이걸로 어느 세월에 빚을 다 갚을까 싶어 막막했다"고 회상해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
홍윤화는 "이렇게 여윳돈을 모아 1000만원이라는 목돈이 생겼을 때 대학교에 너무 가고 싶었다. 꿈이었기에 그냥 지원해서 결국 합격도 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홍윤화는 1000만원으로 등록금을 낼 것인지, 빚 청산을 위해 행사 갈 때 쓸 중고차를 살 것인지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빚을 갚기로 하고 대학 진학은 포기했다. 빚 갚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했다"는 홍윤화의 말은 모두를 울컥하게 했고, '빅마마' 이혜정은 엄마처럼 홍윤화를 토닥이며 격려했다.
이처럼 이혜정과 홍윤화가 만든 힐링 여행. 지난 6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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