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유희열이 13년간 진행해온 KBS 2TV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유스케')이 불명예스럽게 막을 내린다.
KBS는 지난 18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섭외와 방청 신청이 완료된 7월 22일 방송분까지 정상 방송하고 이후부터는 '유스케' 방송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스케'는 19일 마지막 녹화를 진행하게 됐으며 기존에 예정됐던 오는 26일 방청은 취소된다.
이날 진행되는 녹화는 '유스케'의 600회 특집이다. 매 특집마다 화제를 모은 만큼, 600회에선 어떤 무대들이 펼쳐질지 기대를 모았다. 특히 표절 논란으로 불명예스럽게 프로그램 하차를 하게 된 MC 유희열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주목된다.
2009년 4월 첫 방송된 '유스케'는 그간 주류와 비주류 음악을 모두 다루며 심야 프로그램임에도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방송인, 배우, 코미디언 등 다양한 스타들의 출연과 가수들의 신선한 매력까지 담아낸 '유스케'는 모든 가수의 꿈이자 목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유희열의 유쾌한 진행은 '유스케'의 매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유희열은 표절 논란으로 인해 프로그램 하차 및 '유스케' 또한 갑작스러운 종영을 맞은 모양새다.
지난달 유희열 곡 '아주 사적인 밤'과 일본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Aqua'의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유희열은 "검토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게 됐다"며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되었고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류이치 사카모토는 입장문을 통해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Aqua'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소셜 프로젝트 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는 잇뮤직크리에이티브는 "더 이상 이 이슈가 지속 확산되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 아티스트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유희열은 또 한번 입장을 내고 "검토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점에 동의해 그 즉시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 측과 연락을 취했다. 이후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 측으로부터 회신을 받았고, '음악적인 분석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 진행이 표절이라는 범주에 부합되지 않는다'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그의 논란은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또 다른 곡에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Happy Birthday to You'(2002)과 '안녕 나의 사랑'(2008)와 'Please Don't Go My Girl' 등 다수 곡이 언급됐다. 유희열은 이와 관련해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렵다. 올라오는 상당수의 의혹은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부분들"이라고 말하면서도 "프로그램과 제작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주까지 마지막 녹화를 진행한다"고 하차 의사를 전했다.
표절 논란 이후 MC 하차가 전해진 현재까지도 '유스케' 시청자 게시판엔 비판적인 의견이 다수를 이루며 여론이 좋지 않다. 네티즌들이 600회 방영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까지도 제기하는 가운데 KBS 측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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