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유승호부터 가수 비비까지, 기후 재난으로 지구 시스템이 붕괴하기 시작한 2038년으로 떠나 생존한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여의도에서 EBS 창사특집 '최후의 인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미솔 PD와 배우 유승호, 코미디언 이은지, 가수 비비, 뇌과학자 장동선, 장홍제 광운대 화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제작 지원을 받은 '최후의 인류'는 기후 재난으로 지구 시스템이 붕괴하기 시작한 2038년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총 7명의 출연자가 과학을 활용해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실험에 도전하는 세계 최초 '과학 생존 리얼리티'다.
이날 이 PD는 "다소 SF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 역사적 장소인 '바이오스피어2'에서 진행된다. 과학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면 설명적인 것이 한계라고 생각해서 이번엔 리얼리티를 살리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프로그램의 무대는 실제 폐쇄 생태계 실험 시설 '바이오스피어2'(Biosphere 2)다. 이는 1991년 실제로 건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밀폐 생태계 실험 시설로, 과거 8명의 대원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 2년 동안 자급자족 생존 실험을 진행했던 장소다. '최후의 인류'는 단순한 SF 판타지가 아닌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 위기의 연장선 위에서 이야기를 출발시킨다.
이 PD는 "'바이오스피어2'라는 실험은 '당초 우주처럼 환경을 꾸미면 우리도 우주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정작 실험을 마친 대원들은 이 우주가 얼마나 정교한지를 깨달으며 (실험을) 마쳤다. 이에 '실패'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후의 7인으로는 유승호, 이은지, 비비, 장동선, 이비인후과 전문의 겸 웹소설 작가 이낙준(한산이가), 장홍제, 미국 NASA 소속 지구과학자 김한결 박사가 선발됐다. 7인은 함께 미국 애리조나주의 광활한 사막을 횡단하고, 역사적인 생존 실험 기지에 입성해 지구 밖 생존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이 PD는 7인 조합에 대해 "유승호는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은지도 환경 관련 홍보대사를 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진심으로 임해줄 분들을 캐스팅하고자 뒷조사를 좀 했다. 비비의 경우는 좀 더 특별하다. 과학자들에게 자문을 받았는데, 그중 한 분이 비비를 추천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팅은 예능처럼 보이지만 다큐멘터리적으로 접근했다. 장엄한 다큐멘터리처럼 끝이 난다. EBS가 다큐멘터리를 잘하기도 하지 않나. 메시지 자체는 EBS적이긴 하다. 보다 즐겁고 쉽게 즐겨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승호는 "6인을 만났을 때 정말 반가웠다"며 "똑똑한 분들과 함께라 반가움과 안도감이 컸다"고 출연진들과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이은지는 "예능인으로서 교양과 예능의 컬래버 자체가 도전이자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에 도전했다. 전문가, 비전문가의 새로운 관점이 흥미롭게 다가온 만큼 시청자들도 재미있게 볼 것 같다. '바이오스피어2'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션을 수행했던 모든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제가 잘하는 예능적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즐겁게 잘 촬영했다. 예능인 이은지가 걸어가는 과정에서 이 프로그램을 만나 다행이다"고 전했다.
비비는 "(로케이션이) 아주 덥고 건조한 지역이라 물을 구하는 것 자체가 첫 번째 미션이었다. 저는 '스토리 덕후'인 것 같다. 인과관계나 복선 회수 같은 걸 좋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장동선은 "이 만남이 생존에 유리할지 생각해봤는데 흥미로운 조합이라 '생존 확률은 높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홍제는 "생각보다 오합지졸이었다. 그런데 이게 실제라고 생각했다. 딱 조합을 맞춰서 살아남는 게 아니지 않나.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승호는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크기로 유명하다. 유승호는 "환경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저는 대단한 환경운동가들만큼 뭔가를 열심히 하는 건 아니다. 저는 한 개인으로서 실천 가능한 것들을 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 촬영 후 '우리가 얼마나 편리한 생활에 살고 있는가'를 깨닫고 사소함에 감사를 느꼈다. 제가 마음 먹은 것들, 사소한 것들을 아름다운 지구를 위해 꾸준히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확고히 했다"고 느낀 바에 대해 밝혔다.
이어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공부를 잘하지 못 했고, 운동을 열심히 했지만 운동을 잘하지 못 했다"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 텐데, 저처럼 평범한 인간형도 존재하지 않겠나. 누구나 재능은 다 하나씩 있다. 하필 그게 생존에 불필요한 재능이었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잘 생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옆에서 이를 듣던 비비는 유승호를 향해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배님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하루를 더 살고 싶어진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프로그램을 마친 뒤 다시 현실로 돌아온 기분은 어땠을까. 유승호는 "정말 필요한 건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다시 현실을 마주한 뒤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안아줘야 하는 것 아닐까 싶었다. 서로 더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비비는 "지구가 너무 커서 내 존재를 인식조차 하지 못 하고 그냥 살지 않나. 그런데 '바이오스피어2'에서는 작은 지구를 제3자의 입장에서 보는 기분이었다. 그 안에 있다가 나온 후, 다시 지구인으로 돌아온 후 오히려 희망이 생기고 시원한 기분이었다"고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관전 포인트를 묻자 이 PD는 "끝까지 시청해달라"고 당부했고, 장홍제는 "저도 방송을 못 봐서 궁금하다"고 말했다.
비비는 "출연진의 케미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고,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으며, 유승호는 "과학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순간도 존재하니 재미있게 봐달라"고 밝혔다.
이은지는 "예능인지 다큐인지 중요하지 않다. 재미있으면 장땡이다. 시청자들이 흥미롭게 보면 장땡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최고의 EBS 촬영팀이 촬영한 미국 애리조나 풍경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동성는 "우리 프로그램을 끝까지 보면 생존에 정말로 도움이 된다. '내가 지구에 남는 최후의 인류라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품고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최후의 인류'는 오는 4일 오후 10시 5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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