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연례행사인 E3가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전 세계 게이머가 1년 중 가장 설레는 주간인 만큼 늘 다양한 신작이 공개되곤 하는데요. 올해는 유독 타이틀 라인업이 풍성했습니다. 전통의 컨퍼런스 강자(?)인 소니는 물론 몇 년간 방향 잡기에 집중했던 마이크로소프트도 기대작을 한아름 선보였죠. 한동안 ‘게임은 하고 싶은데, 할 게임이 없음’의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면 E3 2018 라인업 영상을 쭉 감상해 보기를 권합니다.
수많은 게이머가 패드 들고 반기는 분위기인 건 확실합니다. 그런데 미성년자 게이머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을 것 같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E3 2018에 공개된 주요 타이틀 대부분이 19세 이용가 판정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시쳇말로 ‘갓겜’의 반열에 들 가능성이 농후한 타이틀은 대부분 뭔가를 썰거나(...) 터트리거나(...) 튑니다. 혹은 우리나라 기준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거라 염려되는 작품도 있죠.
물론 이번에 공개된 타이틀 대부분이 개발 중인 타이틀인지라 등급분류를 받은 상태는 아닙니다. 혹시 모르니 우리나라와 해외의 심의 기준을 한번 확인해볼까요. 정말, 정말 혹시 모르잖아요.

E3 2018 기간 중 공개된 주요 타이틀을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라스트 오브 어스 2>입니다. 행사 기간 내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그리고 끝난 후에도 큰 화젯거리로 떠올랐습니다. 개발사인 너티독은 워낙 비주얼적인 면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주목을 받곤 하는데요.
이번에 공개된 트레일러는 엘리의 일상과 생존 분투기를 교차해 파격적인 연출을 선보였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실제 플레이 영상으로 화제가 됐죠. 어른이 된 엘리의 모습도 나름 충격이긴 합니다.
사실 키스신 자체는 큰 문제가 안 됩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라스트 오브 어스 2>가 19세 이용가 판정을 받을 요소는 아주 많죠. 전작이 척박한 세상에서 처절하게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을 현실적으로 묘사해 극찬을 받았으니, 그 연장선인 <라스트 오브 어스 2>도 비슷한 노선을 선택할 테니까요.
코나미를 떠난 코지마 히데오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 중인 <데스 스트랜딩>도 요주의(?) 타이틀입니다. <메탈 기어 솔리드> 시리즈에도 꾸준히 19세 요소를 넣었던 점을 생각하면 당연히 <데스 스트랜딩>도 그럴 거라 짐작은 됩니다. 코지마 히데오가 꾸준히 추구해 온 영화 같은, 그리고 현실 같은 착각이 들게 만드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나라한 묘사가 필요하기도 하고요. 대충 예상은 했습니다만 공개될 때마다 파격에 파격을 더하는 트레일러는 잘 적응이 안 되네요(...).
이번에는 도입부를 제외하면 특별히 잔인하다고 할 만한 장면은 없습니다. 오히려 ‘기괴함’에 가깝죠. 기괴함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데, 유튜브에서 사전 경고문이 나올 정도의 영상이라면 19세에 근접한 것 같긴 합니다. 어쨌든 ‘건전’하지는 않으니까요.

<사이버펑크 2077>도 19세 이용가로 나올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벌써부터 미래도시라고 불리면서 높은 자유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트레일러에는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은 없는데, 몇 가지 설명만 덧붙이면 이 게임도 19세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리라 짐작하게 될 겁니다.
<위쳐> 시리즈 제작사인 CD projekt RED에서 만들었고, 비슷한 게임이라 소개되는 게입니다. <위쳐>와 모두 적나라한 19세 요소를 포함한 자유도 높은 타이틀이니... 길게 생각하지 않아도 심의 결과가 예상이 되네요.
사실 가장 대놓고 퇴폐적인 분위기를 뿜어낸 타이틀은 <데빌 메이 크라이 5>죠. 앞서 언급됐던 타이틀 중에 E3 2018 트레일러가 가장 잔인한 게임이 아닐까 싶네요. 그야말로 혈흔이 ‘낭자’하고 신체가 마구 터지는 영상입니다.
시리즈 전통적으로 방탕하지만 멋진 캐릭터가 주전이라 19세 딱지를 달지 않은 적이 없는데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썰고 부수는’ 액션이 핵심일테니 15세 이용가 판정은 기대하지 말기로 합시다.
갓겜과 19세 이용가의 딜레마
이른바 ‘19금’ 요소가 없는 게임도 있습니다. <드림>이나 <킹덤 하츠 3>처럼요. 닌텐도는 아예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데 최대 가치를 두고 있죠. 이들 중에서도 재미가 쏠쏠한 타이틀이 적지 않지만 아무래도 시대를 풍미한 ‘갓겜’들은 19세 이용가인 경우가 빈번합니다. 근래에 ‘갓겜’이라 불린 타이틀들도 공교롭게 19세 이용가였습니다.
보통 ‘19세 이용가’는 양날의 검입니다. 과감한 연출을 무기 삼아 쉽게 화제가 될 수 있지만, 미성년 고객은 포기하는 셈입니다. 게임 시장에서 10대 유저가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면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는 길이죠. 그리고 자칫하다가는 ‘선정성’과 ‘폭력성’이 짙다는 편견에 갇히게 되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최근 블록버스터급 타이틀들이 19세 이용가 등급을 꺼리지 않는 건, 그런 연출이 작품의 핵심을전달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어서일 겁니다. 전체 이용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파격적인 연출과 적나라한 비판의식, 그리고 이로 인한 몰입감이 ‘19금’ 타이틀의 강점이니까요. <라스트 오브 어스 2>는 세기말의 참혹한 모습과 생존자 간에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과 정치를 표현하기 위해 ‘19금’으로의 길을 택했고, 이는 전작에서도 견지하던 중심 테마죠. 전작 <라스트 오브 어스>를 해본 사람 중에 “19세 이용가라서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당연히 좋은 게임이 늘 ‘19금’으로 출시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19세 이용가여서 지니는 매력도 분명 존재하죠. 진득한 매력이 있는데, 미성년자에게 차마 권할 수는 없고... 올해 눈여겨봐 둔 ‘갓겜’ 리스트를 적어두고 성년이 되는 날 소원 푸시기 바랍니다. 기술이 좋아질수록, 그리고 사람들이 현실감 넘치는 게임을찾을수록 ‘19금’ 타이틀은 꾸준히 나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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