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가 미국에서 '유전자·세포치료제'(Gene·Cell Therapy, GCT)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16일 온라인 IR 간담회를 열고 미국 필라델피아에 기반을 두고 GCT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CBM'(The Center for Breakthrough Medicines) 투자를 위한 독점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K㈜는 CBM 측과 연내 협상을 마무리 짓고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SK㈜의 이번 CBM 투자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출장을 떠났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내 바이오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뒤 보름여 만에 나온 투자 계획이다.
최 회장은 미 하원 외교위 아태지역 소위원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SK는 미국에 본사를 둔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기업인 SK팜테코 등을 통해 미국과의 바이오 사업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는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SK팜테코를 설립,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앰팩(AMPAC), 프랑스 이포스케시(Yposkesi)를 자회사로 편입 시켜 글로벌 통합 운영 효과를 높여가고 있다.
이번 투자에서 SK㈜가 CBM의 경영권까지는 가져오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협상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CBM은 유전자·세포치료제 생산을 위한 전임상 단계부터 상업 제품 치료제에 이르는 모든 단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CDMO 기업이다. 서비스 영역은 공정 개발, 유전자·세포 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플라스미드 DNA 디자인과 생산, 바이러스 벡터 생산, 세포주 생산, 세포 처리, 분석 시험 및 최종 완제 생산 등이다.
SK㈜는 이번 CBM에 대한 투자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CBM이 이번 SK㈜의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약 6만6000㎡ 이상의 GCT GMP 설비를 구축하고, 향후 4년간 2000여명이 직원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전하고 있는 만큼, 투자규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의 이 같은 과감한 투자에는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오 사업의 가장 큰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신약개발은 통상 10년~15년의 시간과 1조~2조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고도, 5000개~1만개 후보물질 중 1개 정도만 시판 가능할 정도로 많은 투자와 끈기를 요구한다.
이 때문에 바이오 사업의 성공 여부는 최고 경영진의 의지와 리더십에 비례한다는 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이동훈 바이오 투자센터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CBM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거점 별로 합성·바이오 의약품 사업의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CMO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축을 확보하게 됐다"며 "바이오 CMO 집중 육성을 통해 글로벌 1위 유전자·세포 치료제 CMO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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