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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MIGHT BE THE WORLD'S BEST METRO SYSTEM"
139만 구독자를 보유한 캐나다 출신 도시계획 전문가 'Not Just Bikes'가 "세계 최고의 지하철 시스템일지도 모른다"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서울 지하철을 극찬했다. 최근 15년 만에 서울을 재방문한 그는 "파리, 런던, 뉴욕의 지하철 시스템들을 서울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거의 창피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유튜브를 통해 도시계획 분야에서 북미 도시들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해온 전문가의 시각에서 나온 평가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의 27분짜리 서울 지하철 분석 영상은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의 시각에서 가장 먼저 그의 관심을 끈 건 의외로 지하철 벨소리였다. 상행선은 피아노, 하행선은 트럼펫 소리로 구분되는 시스템을 분석하며 "이는 길찾기를 개선하는 미묘하면서도 방해가 되지 않는 방식으로, 누군가 정말 깊이 생각해서 설계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벨소리는 틱톡에서 해외 사용자들이 춤을 추는 영상으로 재탄생하며 예상치 못한 K컬쳐 확산의 통로가 되고 있다. 환승역 멜로디가 바뀌었을 때 시민들이 항의했다는 에피소드까지 소개하며 "지하철 벨소리에 열정적인 시민들이 있다는 게 정말 재밌다"고 웃음을 자아냈다.
"연간 사망자 37명 → 0.4명" 스크린도어의 충격적 효과
2009년 전국 지하철역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면서 연간 지하철 사망사고가 37.1명에서 0.4명으로 급감했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1년에 30명이 넘게 죽던 곳에서 이제는 0명인 해도 있다"고 놀라워했다.

더 흥미로운 건 안전 외에 숨겨진 효과들이다. 쥐들이 좋아하는 쓰레기 청소가 쉬워졌고, 소음이 줄었으며, 미세먼지가 20% 감소했다는 것. 심지어 에어컨 비용만으로도 연간 160억 원이 절약된다는 분석까지 덧붙였다.
"생명을 구하고 지하철을 더 쾌적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인데, 돈까지 절약된다니!"
"7-1번 문에서 타세요" AI가 알려주는 최적 루트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 지하철 앱의 정교함이었다. 단순히 경로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7호차 1번 문에서 타면 가장 효율적"이라고 구체적인 문 번호까지 안내해주는 시스템에 감탄했다.
"내가 7-1 문에서 탔더니 내릴 때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앞에 있더라. 이렇게 되면 지하철 타기가 더 빨라질 뿐만 아니라 길을 잃기도 훨씬 어려워진다."
해외 네티즌들의 "서울 지하철 사랑" 고백
영상 댓글란은 서울 지하철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찬사로 가득하다.
"2010년 서울에 살았는데, 도시계획학과로 진로를 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다." (미국 거주자)
"토론토 사람으로서 웃기는 건, 서울은 80년대부터 지하철을 미친듯이 확장했는데 우리는 같은 기간 동안 교통망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캐나다 거주자)
"서울에서 4개월 반 살았는데, 음식보다 더 좋았던 게 지하철이었다. 완전 클래스가 다르다." (2022년 거주 경험자)
건설 중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차)에 대해서는 "정말 미쳤다(absolutely insane)"는 표현을 썼다. 시속 180km로 지하를 달리는 통근열차로, 동탄에서 수서까지 32km를 21분 만에 주파하는 모습을 직접 체험했다.
"유럽에서 제안되는 프로젝트들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앞서 있고, 미국과 캐나다는 아예 석기시대에 살고 있는 수준이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웹사이트좀 고쳐주세요"
완벽해 보이는 서울 교통시스템에도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바로 KTX와 SRT 예약 웹사이트다. VPN 없이는 제대로 로딩도 안 되고, 매진인지 사이트 오류인지 구분이 안 간다며 "기차 운영은 웹사이트보다 훨씬 잘한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1970년 지하철이 전혀 없던 서울이 50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교통망을 구축한 것은 이제 K-팝, K-드라마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소프트파워가 되고 있다.
"서울이 모든 GTX 노선을 완공하고 보행자 전용 거리를 계속 늘려나간다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마지막 멘트가 예언처럼 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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