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최대실적과 D램 점유율 1위를 달성한 SK하이닉스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에 잠정합의했고 특히 협상에서 진통을 겪은 '성과급 상한선'은 폐지하기로 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이날 '2025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는 대의원회의를 통해 구성원에게 잠정합의안을 설명했다. 노조원 대상 설명과 찬반 투표 등을 통해 잠정합의안은 이번 주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성과급 부문은 해마다 영업이익의 10%를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성과급 개별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10%씩)할 계획이다.
회사는 노조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존의 성과급 지급 한도도 폐지했다. 기존에는 기본급의 1000%까지 성과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상한선 없이 회사의 영업이익에 따라 성과급이 결정된다. SK하이닉스 노사는 향후 10년간 해당 성과급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임금 인상률은 6%로 잠정합의했다.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성과급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39조8711억원, 영업이익 16조6534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올해 SK하이닉스가 3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한다.
잠정합의안대로라면 올해 약 3조원의 성과급이 지급되고, 이후 2년간 7200억원이 추가로 주어진다. SK하이닉스의 임직원 수(지난 6월말 기준 3만3625명)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총 1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조는 지난 5월 말 △임금 8.25% 인상 △연봉 상한선 상향 △성과급 배분율 상향과 상한 폐지 등 요구가 담긴 임금 교섭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나섰다. 회사 측이 기본급의 1700%를 성과급으로 제안했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가 조합원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내 행사에서 "성과급이 3000%, 5000%까지 늘어난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며 "보상에만 집착하면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없고, 이는 근시안적인 접근"이라고 말하며 회사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협상의 분기점은 지난주 열린 대표자 교섭으로 파악된다. 임금협상을 둘러싼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고, HBM 시장에서 노사 간 협력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되면서 접점을 찾았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D램 점유율 1위에 올라서며 구체적 성과를 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는 HBM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환경은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후발주자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예전처럼 뚜렷한 우위를 지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이끈 HBM3E 12단은 경쟁사 진입으로 가격하락이 예상되고, 차세대 HBM4는 생산 난의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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