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주 아티스트 퍼니준이 성북동 연우재에서 '성북동 사람들의 손길展'에 참여해 총 4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미지=퍼니준)
소주 아티스트 퍼니준(Funnyjun, 본명 김완준)이 9월 8일부터 14일까지 성북동 연우재에서 열린 '성북동 사람들의 손길展'에 참여해 총 4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성북동 주민자치회 역사문화분과 주최로 진행됐으며,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참여해 성북동의 역사와 일상을 예술로 담아냈다.
퍼니준은 한국의 주도(K-drinking culture)를 예술적으로 탐구해온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콜라주, 포스터, 업사이클링 작업을 통해 소주 문화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대표작 '몽롱(Dazed)'은 유리잔 속에 겹겹이 비친 풍경을 몽환적인 색채를 보여주는 오로라 필름과 테이핑으로 풀어낸 대형 콜라주 작품으로, 술잔이라는 일상적 오브제를 통해 기억과 감각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잔 속에 'Funnyjun'을 영문으로 표현해 자신을 투영했다. 이와 연결된 소품 형태의 '원샷(One shot)'은 소주잔에 비친 자기 모습을 담아낸 '몽롱'의 미니 버전으로, 개인적 경험과 술잔 속 자신을 동시에 드러낸다.
포스터 연작 '하우 투 드링크 소주(How to drink soju)'는 소주 마시는 과정을 10단계로 나누어 시각화한 작업이다. 자리 앉기부터 잔을 놓기까지 이어지는 한국 술자리의 예절과 흐름을 일러스트와 텍스트로 풀어내며, 주도 문화가 지닌 배려와 관계성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바람잔'은 버려진 나무 목재 위에 페인트가 흘러내린 흔적을 그대로 살리고, 그 위에 테이핑으로 소주잔을 표현한 업사이클링 작품이다. 일상의 재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술잔이 상징하는 관계와 순간을 환경적 메시지와 함께 담아냈다.
퍼니준은 "한국에서 소주는 단순히 술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도구이자 문화적 매개"라며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의 술잔을 통해 관계, 기억, 그리고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성북동주민자치회는 주민이 직접 참여해 마을의 행정·문화·복지 활동을 함께 만들어가는 기구로, 성북동의 역사와 문화를 계승하며 공동체 정신을 확산하고 있다. 역사문화분과는 전시, 문화유산 보존, 지역 예술 활동을 기획하며 마을과 주민을 잇는 플랫폼으로 자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