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컬 트레이너로서 나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레슨을 하다 보면 학생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저는 보컬리스트라기보다 아티스트 쪽이에요."

그 말 속에는 기술보다 감각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있다. 때로는 테크닉에 대한 막연한 부담이나 부족함을 그 말 뒤에 숨기기도 한다.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혼자 고민하다가 레슨실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표현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 사람들은 결국 결심하고 레슨을 받으러 온다.
"레슨 받는 걸 망설였어요. 지금은 테크닉이 부족해도 나만의 매력은 있는데, 괜히 뻔한 소리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됐어요."
어떤 마음인지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좋은 레슨은 개성을 지우지 않는다. 오히려 개성이 작동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힌다. 사람의 말투에도 특징이 있고 걸음걸이에도 특징이 있듯이 노래에도 각자의 고유한 그루브가 있다. 그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여기에 테크닉이라는 날개가 더해지면 자신의 매력을 더 잘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나는 보컬을 아티스트와 테크니션이라는 두 축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보컬 트레이너로서의 역할은 레슨생을 테크니션으로 훈련시키는 데 있다고 본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감각이 바뀌는 일이고 사고방식과 창작의 범위가 확장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첫 수업에서 점검을 해 보면 기본적인 보컬 테크닉 사이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경우가 많다. 발성, 발음, 음정, 리듬, 표현 테크닉. 이 다섯 가지 가운데 한두 가지가 아니라 여러 영역이 동시에 비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발성 중심으로만 흘러가는 보컬 레슨을 받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발성만 과도하게 강화되면 노래 전체의 균형이 무너진다. 보컬 역시 음악의 한 파트이기 때문에 음정과 리듬, 하모니에 대한 감각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런 부분이 비어 있을 때 합주나 협업 상황에서 보컬이 자신감을 잃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표현의 한계를 만나면 사람은 결국 기술을 찾게 된다. 기술은 표현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게 한다. 물감이 열 가지 색뿐인 화가보다 백 가지 색을 가진 화가의 표현 범위가 더 넓지 않겠나.
보컬 테크니션이 된다는 것은 내 음악의 반경을 확장하고 깊이를 더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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