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8시간, 주 40시간. 법정 기준 근로시간이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프로가 되려면, 커리어를 쌓으려면 직장인들이 출근해서 하루 8시간씩 일하는 만큼은 노래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물론 8시간 내내 노래만 하는 것은 아니다. 보컬이라는 영역에는 생각보다 해야 할 일들이 많다. 발성연습, 음정과 시창, 리듬연습, 발음연습, 청음과 카피,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기, 화음연습, 녹음과 마이크 사용까지. 노래는 단순히 곡을 부르는 시간이 아니라 이런 요소들이 함께 만들어 내는 결과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하나의 루틴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설계는 나에게 최적화 되게 스스로 해야한다.
악기를 하는 연주자들은 손풀기 연습만으로도 하루 두 시간 정도를 기본처럼 사용한다. 잘되는 날에는 그 시간이 네 시간까지 늘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보컬은 조금 다른 분위기가 있다. 감정의 비중이 크다고 여겨져서인지 연습보다 컨디션이나 분위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뮤즈를 찾아다니지 말고, 뮤즈가 언제찾아 와야 하는지 시간을 알려 주라고.
내가 실용음악과 1학년이던 시절 동기들과 나는 늘 빠르게 늘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 했다. 고음을 내는 비결, R&B 릭 연습법, 퍼포먼스를 잘하는 방법 같은 것들 여쭤보곤 했다. 그때 교수님은 한참을 듣고 계시다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매일 3시간씩, 하루도 빠짐없이 3개월만 해 봐라. 목소리 때깔이 달라질 거다." 그 말은 당시 우리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다. 우린 빨리 갈수 있는 방법을 원했는데 교수님은 싱크홀이 생기지 않는 단단한 길을 다지는 법을 알려주셨다. 가장 느려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가장 빠른 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는 발레를 좋아했던 소년이 이미 프로가 된 것을 암시하듯 단단하게 만들어진 그의 등근육이 등장하고, 무대위로 뛰어오르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난다. 재능과 노력과 세월이 합쳐진 벅찬 장면이다.
노래는 재능으로 시작될 수 있지만 루틴으로 유지된다. 그리고 루틴이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노래는 더 이상 막연한 영역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기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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