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 양극재로 쓰이는 리튬인산철(LFP) 가격이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더니 최근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수요가 위축되기 마련이지만, 현재 LFP 시장은 가격이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오히려 더욱 몰리는 이례적인 '쌍끌이 호조'를 기록 중이다.
최근 현물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LFP 400kg 한 팩의 가격은 2만5,000위안(한화 약 475만 원)을 돌파했다. 이는 불과 1년 전 약 1만 위안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0% 가까이 폭등한 수치다. 수년간 공급 과잉과 단가 하락 압박에 시달리며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죽는다"는 공식이 지배적이었던 LFP 시장의 전통적인 관념이 완전히 깨진 것.
이 같은 가격 폭등과 공급 부족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들의 강력한 '수요 견인'에 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의 해외 수출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LFP 배터리 채택률이 급증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발전소, 상업용 및 가정용 ESS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수명이 길고 안전한 LFP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재고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던 다운스트림 기업들이 향후 추가 상승을 우려해 장기 계약과 대량 선점에 나서면서 현물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동시에 상류 원자재 비용의 상승도 LFP 가격을 밑바닥에서부터 밀어 올리고 있다.

LFP 제조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인산철은 황산, 인산 등 기초 화학 원료의 가격 상승 여파로 단가가 크게 올랐다. 또 다른 핵심 성분인 탄산리튬 가격 역시 회복세를 보이며 LFP 제조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 지난 몇 년간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없는 중소 업체들이 퇴출당한 상태여서, 남아있는 주요 생산 기업들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음에도 단기간에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할 만큼 공급 탄력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LFP 가격 상승이 단기적인 투기성 자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방 산업의 탄탄한 수요와 후방의 원가 상승이 결합된 구조적 변화라고 분석한다. 앞으로 LFP 시장의 향방은 전기차 및 ESS의 실질 설치량 유지 여부와 리튬·인산염 광산의 공급 속도에 달려 있다. 문제는 LFP가 주요 전기차의 배터리 가격을 결정하는 만큼 향후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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