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수입차 시장을 호령하던 전통의 '독일 3사' 체제가 무너지고 완연한 '2강 1약'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두 그룹을 공고히 유지하는 사이, 아우디 코리아는 체급 경쟁에서 밀려나 볼보, 렉서스 등과 함께 수입차 4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1~6월 신규 등록 통계를 종합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중위권 도약 경쟁의 최종 승자는 렉서스(7,819대)와 볼보(7,470대)로 나타났다. 6월만 보면 수치상으로는 판정승을 거둔 모양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출고가 기준 두 자릿수 비율에 달하는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으로 급조된 결과물에 불과하다. 아우디코리아 상반기 전체 누적 판매량은 7,337대. 독일 경쟁 3사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사실상 '경쟁사'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전년 대비 증감율은 올랐지만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눈에 보이는 '양적 성장'은 간신히 도달했지언정,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격 방어선과 신뢰를 모두 잃어버린 '질적 성장'의 참패이자 뼈아픈 성적표인 셈이다.
특히 올 하반기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가를 '전동화'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경쟁에서 아우디 코리아의 파이프라인 부재가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경쟁사인 볼보는 하반기 차세대 플랫폼(SPA2) 기반의 플래그십 전기 SUV 'EX90'과 프리미엄 전기 세단 'ES90'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 선점에 나선다. 렉서스 역시 베스트셀러 'ES'의 풀체인지급 전동화 모델을 선보이며 친환경차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굳힐 계획이다. BMW의 차세대 SDV 아키텍처 '노이어 클라쎄' 기반 신차들이 예고되고, 벤츠가 독자 운영체제 'MB.OS'를 통해 소프트웨어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반면 아우디는 올 상반기 9세대 신형 A6(4월)와 3세대 신형 Q3(6월) 등 핵심 내연기관 주력 카드를 이미 조기에 소진했다. 글로벌 시장에 공개된 프리미엄 전기차 플랫폼(PPE) 기반의 차세대 전동화 라인업은 국내 도입 및 인증 타이밍이 지연되면서, 하반기 경쟁사들의 친환경·전동화 파상공세를 방어할 만한 카드가 부재하다. 무선 업데이트(OTA)와 커넥티드 서비스 등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SDV 대응 전략에서도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해 미래 기술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고무줄식 할인 프로모션이 불러온 '가격 신뢰도 붕괴'가 미래 전동화·소프트웨어 모델의 발목까지 잡고 있다는 점이다. 볼보와 렉서스는 정찰제에 가까운 '노 세일(No Sale)' 정책을 고수하며 3년 기준 중고차 잔존가치를 60~70% 선으로 견고하게 방어하고 있다. 반면 아우디는 신차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자릿수 비율의 폭풍 할인을 감행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으며, 이로 인해 중고차 감가율은 수입차 최하위 수준이다. 심지어 현재 판매 중인 아우디 A6는 딜러사 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출시와 동시에 모델에 따라 약 570만 원, 콰트로 모델 기준으로는 약 750만 원의 할인을 시작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값 주고 사면 손해", "할인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차"라는 낙인 효과가 팽배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가 향후 차세대 전기차나 소프트웨어 기술을 탑재한 모델을 국내에 들여오더라도 이미 무너진 가격 신뢰도 탓에 소비자들이 정가 구매를 기피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하반기 신차 및 미래 기술 공백기를 맞는 아우디 코리아가 단기 실적을 위한 무리한 재고 떨이식 할인을 지양하고, 무너진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격 정책과 미래 비전을 어떻게 복원하느냐가 볼보·렉서스와의 중위권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결 과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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