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풍의 공식 임원이 아닌 장세환 영풍이앤이 부회장이 미국 현지 행사에서 '영풍그룹 부회장' 직함으로 나서 석포제련소를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라고 소개하고 미국 통합제련소에 영풍의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막상 고려아연측은 "장씨의 역할과 발언의 공식성 및 대표성 여부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최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지원 리셉션을 개최했다.
행사에서 상영된 홍보영상에서 영풍은 "세계 아연제련 산업에서 영풍의 경쟁력을 이끄는 힘은 혁신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기술에 대한 의지"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오늘날 석포제련소는 환경경영과 지역사회와의 협력에 대한 영풍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변모했다"며 "영풍은 2019년부터 다양한 환경개선 사업과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그 결과 석포제련소는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로 변모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석포제련소의 환경정화 의무와 관련한 회계처리가 금융당국의 중징계 대상이 됐다. 금융위원회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영풍에 과징금 204억7410만원을 부과했고, 앞서 증권선물위원회는 감사인 지정과 당시 대표이사 해임권고 상당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장씨는 이어 "폐수를 정화해 재사용하기 때문에 외부로 단 한 방울의 폐수도 방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2021년 이후 사고 없이 시스템을 운영했고 여러 기업이 참고하는 모범사례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석포제련소는 과거 중금속을 포함한 폐수 무단 배출과 무허가 배관 설치 사실이 적발돼 경상북도로부터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영풍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2024년 10월 대법원 판결로 조업정지 처분이 확정됐고, 2025년 2월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58일간 조업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장씨가 언급한 "2021년 이후 단 한 차례의 사고 없이 운영했다"는 설명이 ZLD 시스템 자체를 의미하는 것인지, 석포제련소 전체 운영을 의미하는 것인지 불분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씨는 또 지하수 차집시설을 "오염된 물이 지하수로 흘러드는 것을 막는 철옹성과 같은 방어시설"이라고 소개하며 수달과 산양 등 멸종위기종이 인근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석포제련소의 환경 관련 법 위반 사례가 2014년부터 2025년까지 103건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영풍의 한 주주도 과거 주주제안에서 2022년까지 환경 관련 법령 위반이 76건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석포제련소의 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으며, 무방류 시스템 구축 등 환경설비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는 입장이다.
장씨는 미국 행사에서 "영풍은 제련소 안팎에서 유해물질이 유출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무방류 시스템을 포함한 친환경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공유해 클락스빌 아연제련소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영풍이 축적한 친환경 기술과 경험이 테네시주의 지속 가능한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려아연 측은 영풍·MBK와 리셉션이나 발표 내용에 대해 사전 협의한 사실이 없으며, 석포제련소의 환경설비와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공정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장씨는 행사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연간 아연 30만톤과 납 20만톤 생산 규모의 사업이라는 취지로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아연과 납뿐 아니라 구리, 금, 은,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게르마늄, 갈륨 등 다양한 비철금속과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통합제련소 사업이다.
장씨는 고려아연이나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영풍의 공식 임원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제련소에 영풍의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설명한 발언이 회사의 공식 입장에 따른 것인지, 어떤 권한과 절차에 근거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영풍 측의 추가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란 지적이다.
결국 이번 미국 리셉션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단순히 '영풍그룹 부회장'이라는 직함 사용에만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당국의 제재와 환경법 위반 이력 등을 고려할 때 석포제련소를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라고 평가한 근거와 관련해서는 영풍 측의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고려아연 측이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밝힌 상황에서 ㈜영풍의 공식 임원이 아닌 장씨가 영풍의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미국 사업에 공유하겠다고 설명한 발언의 배경과 공식성에 대해서도 영풍 측의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