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맘때 바다가 절로 생각난다. 폭포나 계곡을 눈으로 감상한다 해도 더위를 식히기엔 한계가 있다. 온몸을 바닷물에 풍덩 담가야 비로소 더위를 잠시나마 말끔히 잊을 수 있을 거 같다. 바닷바람은 강바람 보다 한결 시원하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은 어디일까. 서울시청을 기준으로 한다면 인천 영종도의 왕산해수욕장이 약 65km, 차량으로 보통 77분거리로 가장 가깝고, 다음은 왕산해수욕장에 이웃한 을왕리해수욕장 약 67km, 81분 거리다. 거리는 강화도 남쪽의 동막해수욕장이 61.8km로 더 짧지만 소요시간은 거의 100분에 달해 접근성까지 보면 왕산·을왕리 쪽이 더 무난하다고 볼 수 있다. 음식점, 숙소 등 편의시설도 을왕리·왕산쪽이 더 다양하다. 서울의 서쪽 끝 김포공항쪽에서 기준으로 한다면 3개 해수욕장 가는 거리는 대략 46km로 거의 비슷해진다. 서울에서 한시간 안으로 도착할 수 있는 바닷가 해수욕장이며 왕산·을왕리해수욕장은 인천공항에 바로 이웃해 있다.

올해 8월 4일 서울의 최고온도는 38도였는데 왕산·을왕리해수욕장이 위치한 영종도는 34도로 보통 3~4도 떨어진다. 아무래도 섬이고 바닷바람이 불어오니 그만큼 기온이 떨어져 서울의 더위를 피해 이곳 바다로 달려가 볼 일이다.

인천광역시 영종구 을왕동에 있는 을왕리 해수욕장은 초승달처럼 반원으로 생긴 백사장이 주변 소나무 숲과 바위들이 어우러져 시원하고 넒은 풍광을 자랑한다. 백사장의 총 길이는 약 700m정도이며, 평균 1.5m의 수심으로 꽤 큰 규모를 자랑한다. 썰물 때에는 백사장의 폭이 바다 쪽으로 200m 정도 드러날 정도로 넓다. 길게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을왕리해수욕장은 늘목 또는 얼항으로도 불리고 있으며,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여름엔 피서를 위해 겨울엔 겨울바다의 낭만을 느끼기 위해 찾곤 한다.

한여름에는 수영을 즐기기도 하지만 넓은 백사장과 갯벌이 펼쳐져 축구나 배구 등 구기종목을 즐기기에 좋아 이 즈음 여름철에는 늘 활기가 넘친다.
울창한 송림과 해수욕장 양쪽 옆으로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어 경관이 아름다우며, 특히 낙조가 아름답기로 서해안에서 손꼽힌다. 해수욕장으로는 드물게 넓은 잔디밭과 충분한 숙박시설도 갖춰져 있어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청소년들의 단체 수련을 위한 학생야영장, 수련장 등이 마련되어 있다. 배를 빌려 바다로 나가면 망둥어와 우럭·노래미·병어·준치 등도 잡을 수 있다.
해수욕장 이름은 해수욕장이 속한 지명이 과거 경기도 부천군 용유면 을왕리였던 것에서 유래했다. 지난 1989년에 인천직할시에 편입되면서 을왕동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해수욕장이라는 특징 덕에 대천해수욕장이나 해운대해수욕장처럼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특히 외국인들의 방문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을왕리 해수욕장 개장은 올해는 지난 6월 20일부터 9월 6일까지 운영되며 수영시간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다.

해수욕장 안쪽 도로에는 각종 횟집과 조개구이 전문집, 해물·바지락 칼국수집을 위주로 한 다채로운 음식점과 카페, 그리고 펜션, 민박, 호텔 등 숙박시설도 즐비해 있다. 음식점에서는 많은 피서객들이 식사와 술을 하면서 명랑쾌활한 웃음소리를 언제나 보고 들을 수 있다. 해수욕장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예전에는 주로 1층 건물이 늘어서 있었는데 요즘엔 리모델링을 하거나 증측해 2~3층짜리 음식점과 카페도 잇달아 들어서고 있고 곳곳에 새로운 시설을 들어서기 위한 공사도 한창 진행 중이다.

해수욕장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을왕리 해수욕장 버스 정거장이 있어 대중교통 이용도 어렵지 않다.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바다쪽으로 언덕하나 건너면 약 500여m 거리에 왕산해수욕장이 위치해 있다. 왕산해수욕장은 을왕리 해수욕장과 비교하면 백사장이며 식당 등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왕산해수욕장이 상대적으로 많이 호젓한 분위기였으나 최근에 많은 사람이 찾으면서 식당 등 다양한 시설이 잇달아 들어서 그 활기참이 을왕리 못지 않다.

단 해변의 길이가 을왕리 보다는 다소 작아 500m 정도에 걸쳐 백사장을 이루고 을왕리보다는 더욱 깊은 U자형을 이룬다. 썰물때는 역시 을왕리 못지 않게 넓은 백사장과 갯벌을 드러낸다. 왕산해수욕장에는 예전에는 비교적 여유있는 공간들이 있어서 카라반·글램핑·오토캠핑 등 다양한 캠핑장이 많이 들어서 있는 점도 다른 점이다.
왕산해변의 일몰은 용유8경에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고 하며 어둠이 내린 백사장 위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해무도 멋을 더한다. 인근 왕산마리나에서는 한국내에서도 제법 큰 요트장이 있어 다양한 요트를 타볼 수 있는 요트체험도 가능하다. 을왕리에서 놀다 하루는 왕산해수욕장로 건너가 시간을 보낸다면 다소 색다른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왕산해수욕장(왕산요트경기장) 버스 정거장이 해변에서 불과 걸어서 5분도 안돼 대중교통을 이용해 해변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단, 을왕리·왕산 해수욕장은 여름휴가시즌에는 매우 붐벼 다소 이런저런 불편함을 경험할 수 있어 나름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평일 방문을 추천한다. 저렴한 공영 주차장도 해수욕장 근처에 나름 구비되어 있지만 성수기 주말에는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여서 숙박업소나 음식점을 이용해야 할 경우가 많다. 대신 평일에는 주차장도 비교적 여유가 있다. 백사장에서 파라솔을 빌리거나 개인이 가져온 것을 이용할 경우 공식요금이 책정되어 있는데 빌릴 경우는 하루 2만원, 자신이 가져온 것은 1만이다.
모터보트, 플라이피시, 패들보드 등 다양한 수중레저도 즐기며 더위를 떨칠 수 있고 호미나 모종삽을 준비한다면 넓게 드러나는 갯벌에서 조개나 게 같은 다양한 갯것을 잡아보는 재미도체험해 볼 수 있다. 보트나 튜브로 물놀이도 즐길 수 있는데 대여료는 하루 튜브 5000원(보증금 5000원), 고무보트 1만5000원(보증금 1만원)으로 모든 이용료가 정찰제로 운영된다.

왕산·을왕리해수욕장에서 더위를 좀 식힌 뒤 주변 관광지 투어를 더하면 더욱 알찬 여행이 될 듯 싶다. 가까운 곳으론 을왕리 인근의 선녀바위 해변에도 고운 모래밭과 갯바위들이 어울려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걷거나 해송숲을 거니는 가벼운 산책코스로 추천된다. 단, 이곳은 안전상의 이유로 수영은 할 수 없다.

을왕리에서 마시안해변도로를 따라 작은 섬 잠진도쪽으로 가다보면 역시 백사장을 갖춘 용유도 해변과 마시안해변이 이어지고 마시안해변도로에는 각종 횟집은 물론 개성 넘치는 카페들이 이어져 특히 젊은이들의 발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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