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가 높은 인건비와 고비용 구조를 이유로 독일 내 공장 폐쇄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회사의 생산 담당 임원이 직접 발언한 내용인데, 현재 독일 자동차 경제 상황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 공장에서 열린 임직원 총회에서 미하엘 시베 메르세데스-벤츠 생산 담당 임원은 "독일 내 생산은 국제적 기준에서 더 이상 경쟁력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회사는 모든 독일 사업장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 목표이나,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과 비용 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노사 간 비용 절감 합의에 실패할 경우, 회사는 독일 내 완성차 조립 공장 1곳과 파워트레인 생산 공장 1곳을 폐쇄할 수밖에 없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다만 구체적인 대상 공장의 명칭은 아직 특정되지 않아 진델핑겐, 라슈타트, 브레멘 등 독일 내 주요 생산 시설 전체가 극심한 긴장 상태에 빠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약 8억 유로 규모의 인건비 감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근무 시간 조정과 각종 수당 개편 등을 두고 노조 측과 팽팽한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3일 폭스바겐 감독이사회가 무려 5만명의 인력감축안이 담긴 대규모 구조조정안 '미래계획(Future Plan) 2030'을 승인한 직후라 관심을 집중시킨다. 독일 자동차 산업계에서는 벤츠의 이런 비용절감 합의 시도가 긍정적인 결과를 맺을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노조가 극심한 반발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인력감축을 비롯한 공장 폐쇄를 시간문제로 전망하는 이유다.
이 같은 위기는 비단 벤츠만의 문제가 아니다. 폭스바겐 등 독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잇따라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공장 폐쇄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유럽 시장 잠식과 엄격해진 글로벌 규제 환경 속에서, 독일 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본토 공장들이 전례 없는 생존 위기에 직면한 형국이다. 이에 독일 노조 연합인 이가 메탈(IG Metall) 등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과 대규모 파업 및 시위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노사 협상 결과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판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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