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명창이 명창이다'라는 말을 칼럼 초반에 소개한 적이 있다.
좋은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는 좋은 소리를 내는 능력만큼이나 이를 구별하고 판단하는 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좋은 귀는 타고나는 것일까,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음악을 많이 듣는 것과 음악을 잘 듣는 것은 다르다. 같은 노래에서도 누군가는 멜로디만 기억하지만, 누군가는 음정의 미세한 변화와 리듬, 호흡의 위치, 음을 연결하고 끊는 방식까지 듣는다. 이러한 차이를 인식하는 능력은 의식적인 훈련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
잘 듣는 귀는 가창의 기준을 만든다. 다른 가수의 노래뿐 아니라 자신의 녹음에서도 무엇이 정확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연습의 효율과도 직결된다.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채 반복해서 부르는 것보다 수정할 지점을 알고 연습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불필요한 반복 발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목소리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귀를 훈련하는 방법 중 하나는 원곡에 자신의 목소리를 겹쳐 부르는 더블링(Doubling)이다. 먼저 원곡을 충분히 들으며 멜로디와 리듬, 프레이징을 익힌 뒤 가수의 목소리가 포함된 AR 음원에 맞춰 가능한 한 똑같이 부른다. 핵심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원곡과 자신의 소리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듣는 것이다.
두 소리의 음정이 어긋나면 미세한 불일치가 느껴진다. 이를 듣고 피치를 조정하는 과정은 음정 감각을 섬세하게 다듬는 훈련이 된다. 처음에는 한두 마디씩 짧게 반복하며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특히 주의할 부분은 음의 시작과 끝이다. 같은 음정을 부르더라도 모음을 유지하는 길이, 자음을 처리하는 순간, 끝음을 끊는 위치가 다르면 노래의 리듬과 인상이 달라진다. 원곡과 끝음의 길이까지 일치시키는 연습은 프레이징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 효과적이다. 가창의 완성도는 높은 음을 얼마나 힘 있게 내는가뿐 아니라 이러한 세부적인 처리에서도 드러난다.
더블링에 익숙해졌다면 가수의 목소리가 빠진 MR 반주에 혼자 노래한다. 원곡을 따라갈 때는 자연스러웠던 음정과 리듬도 반주만 남으면 흔들릴 수 있다. 자신의 노래를 녹음해 원곡과 비교하고, 차이가 나는 구간을 찾아 수정한다.

마지막은 원곡과 반주의 도움 없이 스스로 노래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과정이다. 무반주 상태에서도 음정과 리듬, 프레이징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처음에는 짧은 구간부터 시도하고, 흔들리는 부분은 다시 원곡과 반주를 통해 점검한다. 듣기와 부르기, 비교와 수정을 반복하며 익힌 내용을 자신의 가창으로 온전히 구현하는 단계다.
이러한 훈련의 성과는 한 곡을 정확히 부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른 가수의 노래를 들을 때도 표현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고, 자신의 노래를 모니터링할 때도 판단의 기준이 생긴다. 다만 원곡을 똑같이 재현하는 것이 최종 목표는 아니다. 충분히 듣고 재현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노래 연습에서는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이 불렀는지를 성실함의 기준으로 삼기 쉽다. 그러나 반복의 양이 반드시 실력의 향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듣고, 무엇을 수정하며 부르는가에 있다. 귀명창이 명창을 만드는 이유는 잘 듣는 귀가 더 많이 부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정확하게 연습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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