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석규와 설경구가 '말랑말랑한 영화'를 표방하고 나섰다.
그동안 '주홍글씨', '이중간첩', '텔 미 썸딩' 등 주로 무겁고 강한 역할들을 맡아왔던 한석규는 최근 코미디 영화 'Mr.주부퀴즈왕'(감독 유선동ㆍ제작 폴스타 엔터테인먼트)을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한석규의 한 측근은 "시나리오가 계속 들어오는데 대다수가 무거운 주제를 다룬 영화들이었고, 형사나 테러리스트 같은 강한 역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본인은 '이번엔 가벼운 마음으로 코미디 영화 한편 찍고 싶다'고 계속 말해왔다"고 전했다.
한석규는 올해 초 개봉한 영화 '그때 그사람들'(제작 MK픽쳐스)에서 김 부장(백윤식)의 대통령 시해 기도에 동참해 사건을 주도하는 주과장 역을 맡았는데, 이 영화가 전직 대통령의 시해 사건을 다뤘다는 이유로 정치적인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주홍글씨'와 '그때 그사람들' 등 전작들의 여파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던 한석규가 무겁고 강한 역할에 부담을 느껴왔다는 것.
결국 한석규는 5월초부터 곗돈을 날린 후 주부 퀴즈대회 우승 상금을 노리는 남자 전업 주부로 변신해 '닥터 봉' 이후 처음으로 본격 코미디 연기를 하게 됐다.
마찬가지로 그동안 주로 육체적으로 힘든 역할들을 맡아왔던 설경구 역시 '말랑말랑한' 멜로 영화를 기다리는 중이다.
올해 초 개봉한 '공공의 적2'(감독 강우석) 이후 긴 휴식에 들어간 설경구는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받아놓고도 선뜻 차기작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주로 제의가 들어오는 역할들이 기존과 같이 강하고 고된 시련을 견디는 역할들이었던 것.
설경구의 소속사 관계자는 "'실미도' 이후 계속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든 역할들만 맡아왔다"며 "본인이 '이제는 말랑말랑한 멜로 영화를 하고 싶다'며 강한 캐릭터는 고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경구는 2002년작 '공공의 적' 이후 '오아시스', '광복절 특사', '실미도', '역도산', '공공의 적2' 등 장르를 불문하고 탈옥수와 형사 등 강한 캐릭터나 역도산과 같이 육체적 고통을 요하는 역할들만 맡아왔다.
만약 본인의 뜻대로 된다면 전도연과 함께 주연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후 첫 멜로 영화 출연인 셈.
설경구 역시 늦어도 올해 중순까지는 차기작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올해 하반기에는 관객들이 굵직한 두 남자 배우들의 '말랑말랑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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