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올해 최고의 히트작 영화 '웰컴 투 동막골'(제작 필름있수다)의 박광현 감독과 배우 김하룡이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영화제 둘째날인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서 박광현 감독과 임하룡은 관객의 질문에 친절히 답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는 평소와는 달리 100명에 달하는 많은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작품과 감독, 배우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다음은 그 일문일답.
▶박광현 감독=영화제에 참석하는 건 처음이다. 영화가 이미 많이 상영됐지만 영화제에서 영화가 상영되니 역시 기분이 다르다. 너무 떨린다.
▶임하룡=꽃미남배우 임하룡입니다. 어제 파티에 갔다와서 졸면서 보다가 제가 나오는 부분만 정신을 차리고 그랬다.
-나비가 의미하는 건 뭔가.
▶박광현=친절하게 설명을 해드렸으면 이런 질문이 안나왔을텐데. 많은 분들이 보셨기 때문에 알려드려도 괜찮을 것 같다. 저는 이 마을에서 사람이 죽으면 나비가 된다고 생각했다. 나비는 이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조상신이 되는 거다. 마지막 눈밭을 나는 나비는 여일의 혼이자 죽은 군인들의 혼이다.

-촬영하며 힘든 장면은?
▶임하룡=추웠다. 배우들도 힘들었지만 스태프 여러분이 너무 고생했다. 또 가을 장면을 겨울에 찍다 보니 얼음을 깨서 물을 흐르게 하고 노랗게 변한 잔디에 체감온도가 40도, 이마를 송곳으로 찌르는 듯했다. 끝나니까 그립고 다시 가서 눈밭을 뒹굴고 싶기도 하다.
-배우들의 감정이 바뀔 때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왔다. 그 상징적 의미가 뭔가? 멧돼지사냥신은 블루스크린을 이용했다는데.
▶박광현 감독=비가 오는 건 우리 나라의 계절을 상징하는 것일 수 있다. 비오는 날 기분이 가라앉으며 좋아지는 걸 표현하려 했다. 눈이 온 건, 촬영하는 중간에 겨울로 넘어가버렸다. 어쩔 수 없이 눈이 오는 설정을 했다. 갑자기 눈이 오면 이상하니까. 그들이 희생을 각오한 순간에 눈이 온 건 다른 의미가 있지 않나 했다.
멧돼지신은 사나운 멧돼지를 진짜 쓰면 사람들이 다치니까 블루스크린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묶어주기 위해 공동의 적이 필요했다. 그게 멧돼지였다. 표현을 최대치로 끄집어올렸다. 카메라는 300프레임의 고속 촬영이고 배우에게는 오버 연기를 주문했다. 음악감독에게는 원시적인 느낌을 표현해달라고 했다. 화합할 수 있는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고 싶었다.
-배경이 예쁘다.
▶박광현 감독=우리나라를 뒤져보면 참 예쁜 곳이 많다. 혹시 다른나라 분들이 여러 우리 영화를 보고 우리 나라를 폭력적인 곳으로 생각하실까봐 아름답게 표현하려고 했다. 배경들은 직접 전국을 다니면서 촬영한 것이다. 충청도를 제외한 모든 곳을 다녔다.
-제가 36번을 봤다. 전쟁을 모티브로 한 아름답고 순수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원작이 연극인데 연극이 더 슬프기도 하더라. DVD를 출시할 때 연극을 같이 실을 계획은 없나?
▶박광현 감독=제가 결정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원작이 영화를 볼 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방해가 되기도 한다. 영화는 시각적인 부분을 강조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그 점은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차기작이 궁금하다.
▶임하룡='맨발의 기봉씨'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셨는지 모르겠다. 장애인이 어머니께 효도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이달 중순부터 남해에서 촬영한다. 부산과 가까우니까 놀러오겠다.
▶박광현 감독=구상은 다 끝났다. 내 영화의 모티브는 꿈이다. 우리가 잃어가는 것. 거기에 주인공들은 힘없고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거대 권력을 지혜로이 이겨가는 방법을 전하고 관객에게 휴식을 주고 싶다. 다음 영화는 그런 것을 다루며 관객들은 신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사진=박성기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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