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타계한 한국 영화계의 거장 고 신상옥 감독의 부인 최은희씨(80)가 지난 1978년 납북됐을 당시의 상황을 공개했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최은희여사는 “우리들 얘기를 갑자기 하려니 눈물이 난다”고 말한 뒤 “당시 북측에서 우리를 필요로 해서 데려간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 동안 말을 잊지 못하던 최여사는 “나는 1978년도에 1월에 납북됐고 남편(고 신상옥감독)은 6개월 후에 납북됐다”며 “서로 죽은 줄로 알고 있다가 5년후에 만나게 돼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정권이 시켜 영화제작에 참여하였다”며 “(남편이) 2년3개월 동안 17작품을 만들며 초인적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왜 납북됐다고 생각하느냐는 말에 “북에서 영화를 만들 필요성 때문에 우리가 납북 된 것 같다”며 “남편이 탈출 시도를 네 번이나 했는데 죽이지 않은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최여사는 이날 고 신상옥 감독의 사망원인이 됐던 C형 간염의 감염경로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술 담배를 하지 않는 남편이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은 네 번의 탈북시도 실패 후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된 일 때문”이라며 “당시 수용소에서는 주사기를 물에 끓여 소독했는데 아마 그때 감염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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