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스크린에 부는 아버지 열풍이 뜨겁다. 지난해 영화속 '어머니' 바람은 올 여름 '아버지' 돌풍으로 변해 하반기 영화계 속 아빠들의 대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지난해 경기 침체로 어께 처진 가장들의 힘을 북돋워 주는 모 카드사의 '아빠송' 광고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당시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은 이전까지의 강인함보다는 불황에 지친 피곤함이 먼저였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스크린에서 '말아톤' '친절한 금자씨' '오로라 공주' '사랑해 말순씨' 등 능력있는 아버지보다는 한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수를 놓았다.
조승우와 김미숙이 모자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말아톤'은 사회의 편견에 맞서 싸우는 스무살 자폐증 청년과 그의 어머니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아버지는 뭐하냐'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아버지의 존재는 극히 미비하다. 있는 듯 없는 듯. 또 '친절한 금자씨'와 '오로라 공주'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복수극을 '사랑해 말순씨'는 중병에 걸린 채 아버지 없이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의 애증을 그렸다.

이러한 어머니의 자리를 올 여름 아버지가 대체한다. 역대 최대 예매율 기록운 물론 620개라는 역대 최다 스크린 개봉기록을 세운 '괴물'. 송강호 배두나 박해일 변희봉 주연의 '괴물'은 한강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괴물에게 잡혀간 중학생 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아버지(송강호 분)의 모습을 그린다. 영화 속 송강호의 아버지로 등장하는 변희봉 역시 아들과 딸 그리고 손녀를 위해 괴물과 눈물겨운 싸움을 벌인다.
이문식의 고무줄 몸무게와 '왕의 남자' 이준기의 변신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플라이 대디' 역시 가족을 위한 아버지의 사랑을 그렸다. 명문고 권투부의 몹쓸 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딸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소심 가장이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를 벌인다.
올 12월 개봉 예정인 '그놈 목소리' 또한 지난 1월 공소시효가 만료된 미제 사건 '1991년 이형호 유괴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로 유괴범에게 어린 아들을 뺏긴 아버지의 44일간의 피말리는 부성애를 담는다.
또한 인기그룹 '신화'의 이민우의 연기 변신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원탁의 천사'는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고교생으로 환생한 아버지의 모습을, 송강호 주연의 영화 '우아한 세계' 역시 조폭이지만 가족 사랑만큼은 어느 누구 뒤지지 않는 모습을 그렸다.
지난해 지겨울 정도로 "힘내세요, 아빠"를 들어서였을까. 2006년 아버지들의 활약이 스크린 속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되는 여름이다. <사진설명 = 왼쪽부터 영화 '괴물'의 송강호, '플라이 대디'의 이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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