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가가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3~4월이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올해는 정도가 예년보다 심각하다.
지난해에는 '300'이 깜짝 릴리프로 등장해 한시름을 놨지만 올해는 '추격자'의 흥행에도 불과하고 극장이 썰렁하다.
올해 1/4분기 극장가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추격자'의 연이은 흥행에도 침체에 허덕였다. CGV 분석자료에 따르면 3월 관객수는 2월보다 27.7% 감소했으며, 지난해보다 1.8% 줄어들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추격자'의 선전에도 한국영화 점유율은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1/4분기 동안 설연휴를 노리고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원스어폰어타임' '라듸오데이즈' 등 여러 한국영화들이 대거 개봉했으며, 한류스타들이 출연한 '숙명'이 개봉했던 데 비해서는 참담한 성과이다.
2월 개봉한 '추격자'가 관객수가 평일 2만명도 채 안되는 데 여전히 박스오피스 5위권안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극장가가 보릿고개에 시달리고 있는지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4월말부터 '비스티보이즈' '가루지기' 등 한국영화들의 개봉이 줄을 잇는다. 한석규 차승원이 주연을 맡은 '눈에는 눈,이에는 이'도 이 시기를 조율 중이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아이언맨'을 비롯한 할리우드영화들도 관객을 불러모으는데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비롯 지난해 '스파이더맨3'를 위시로 한 할리우드 영화들의 라인업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나니아연대기-캐스피언왕자'를 비롯해 '호튼' '스피드레이서' 등이 포진돼 있다.
성룡과 이연걸이 출연한 '포비든 킹덤'도 외화 라인업에 합류한다. 무엇보다 5월22일 개봉하는 '인디아나존스4'는 국내외가 주목하는 대작이다.
한국영화도 6월부터는 지난해보다 훨씬 화려한 라인업이 즐비하다.
흥행의 귀재 강우석 감독과 설경구가 다시 한번 손을 잡은 '공공의 적3-강철중'이 6월19일 개봉하며, 100억원이 투입된 '신기전'이 7월 개봉할 계획이다. 올해 최대 기대작인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 또한 7월 개봉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준익 감독의 대작 '님은 먼곳에'도 7월 개봉한다.
하반기로 개봉을 늦춘 기대작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모던보이'와 '1724 기방난동사건' 등이 추석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극장에 관객이 주는데는 영화 외적인 요소도 상당하다. 여가 활동이 다양해지면서 극장 관람 외의 것을 많이 택하는 것으로 패턴이 다양해지고 있다. 나이키의 경쟁자가 아디다스나 리복이 아니라 닌텐도라는 소리가 있는 것처럼, 한국영화의 경쟁자는 할리우드영화가 아니라 레포츠라는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잘만든 영화야말로 영화계가 살길이라는 것은 불문가지인 법, '추격자'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어려운 시기 좋은 선례를 남겼다. 다음 타자를 이어갈 차례만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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