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케와키 치즈루, 한국 사람들에게 그녀는 '조제'로 기억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일본 영화로 꼽히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하 '조제')은 2004년 전국 5개 관에서 시작해 3개월 이상 롱런 상영하며 4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해 주목을 받았다. 시간이 흘러 이케와키도 20대의 끝자락을 맞이하게 됐지만 그녀는 우리에게 아직 앳되고 청순한 '조제'다.
이케와키 치즈루는 오는 19일 이민기 정유미와 함께 출연한 영화 '오이시맨'으로 국내 팬들과 재회할 예정이다. 그녀는 극중 특이한 옷을 입고 낯선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거는 메구미 역을 맡았다. 한국인 현석(이민기 분)이 그녀의 민박집에 머물면서 음악을 통해 가까워진다.
이케와키는 '조제' 이미지가 한국팬을 만나는데 도움이 됐지만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케와키는 "옛날에는 한 가지 영화로 기억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다. 지금은 달라졌다. '조제'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 팬들이 늘어났고 출연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케와키에게 한국영화는 아직 낯설다. 한국 드라마, 배우 등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우연히 한국영화 섭외가 들어왔다. 한국 영화는 일본에서 작은 수입사들이 배급하기 때문에 단관 개봉의 느낌이 있다. 최근 한일 합작이 늘어난 것은 누군가가 문을 열어줘 문턱이 낮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한국팬들의 사랑을 마음 속 깊이 담고 있다. 그녀는 한국팬을 열정적이고 공부를 많이 해온다고 기억한다. 일본 사람들은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질문을 잘 안하지만, 한국 관객들은 영화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과 어떤 때는 일본어로 묻기 때문이다.

이케와키는 '조제' 이후에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성스러운 캐릭터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2006년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에서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못난이 사토코 역을 맡기도 했다. 이번 영화 '오이시맨'에서도 촌스러운 옷을 고집한다.
이케와키는 "여배우가 예쁘게 보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맡은 인물로 살아가는 것이지 예쁘게 찍혀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더러워지는 것도 기피하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주로 30대 캐릭터와 사극에서 손자가 있는 역까지 맡았다. 나이를 먹는 만큼 맡는 역할의 연령층도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이시맨'에서 메구미와 현석이 가까워지는 것은 음식 덕분이다. 실제로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음식 해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극중 대사처럼 내가 만든 요리를 먹어주는 유일한 사람, 이케와키는 "남자친구에게 요리를 많이 해줬다. 특히 된장국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맛없다는 이야기를 안 하는걸 보면 요리 악평을 했을 때 다시는 요리를 안 해주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떤다.
이번 영화에 함께 출연한 이민기에 대해서 "항상 나를 지켜주고 있던 느낌이 있었다. 스태프를 배려하는 자상함과 타협을 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밀고 나가는 뚝심이 있다"고 기억했다.
이케와키는 한국팬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 변해가는 '조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에와키는 "작은 느낌을 통해 교감을 나누고 싶다. 특정한 메시지를 주기 보다는 영화에 대한 판단은 관객에게 맡겨 한발 더 다가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제'로 시간이 멈춘 곳, 풍경의 끝에서 그녀는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당신을 기다린다. 세상에 변하지 않은 것은 그 무엇도 없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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