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무로에 코미디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유감스러운 도시' '울학교이티' '달콤한 거짓말' 등 다양한 코미디 영화가 개봉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그렇지만 지난해 '과속스캔들'의 돌풍 이후 다시 코미디가 각광 받는 장르로 떠오르는 것이다.
오는 4월 22일 강지환 김하늘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7급 공무원'이 개봉 예정이다. 영화는 국정원 요원을 소재로 청춘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이외에 정재영 려원의 '김씨표류기', 임창정의 '청담보살', 소지섭의 '소피의 복수' 등이 제작 또는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최근 제작되는 코미디 영화의 경우에는 과거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조폭 코미디가 각광을 받은 반면 이제는 로맨틱 코미디가 대세로 올라선 것이다.
올해 1월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이 뭉친 '유감스러운 도시'가 개봉했지만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조폭 코미디 '두사부일체'로 스타덤에 오른 세 사람이 뭉쳤지만 관객들의 냉담한 평가를 피할 수 없었던 것. 이것은 한국 코미디 영화의 달라진 경향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7급 공무원' 제작사 하리마오 픽쳐스의 천성일 대표는 "로맨틱 코미디가 경제 불황 때문에 각광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제 불황과 함께 어둡고 폭력적인 이야기보다 밝고 경쾌한 영화를 관객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7급 공무원'의 경우 이 같은 콘셉트에 맞춰 처음부터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천 대표는 "웃기고 감동을 주면서 세계 평화와 같은 것도 다뤄보고 싶었다.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코미디 영화는 스토리 포맷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 코믹 영화의 전형적인 포맷은 초반에 웃기고 후반에 감동을 주고, 마지막에 다시 웃기는 식의 전형적인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다.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는 초반 캐릭터로 웃음을 유발하고 후반부 사랑 또는 우정 등으로 갈등해소를 함으로써 감동을, 마지막에 다시 캐릭터로 웃음을 줬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가 관객들에게 다가가지 못함으로써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7급 공무원'의 경우 초반 캐릭터 설명 이후 지속적인 에피소드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천 대표는 "한국의 전형적인 코믹 구조를 경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변화는 지난해 최고 흥행작 '과속스캔들'로부터 시작됐다. '과속스캔들'은 캐릭터를 철없는 아버지, 성숙한 딸, 귀여운 손자 등으로 명확하게 잡고 음악 등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역대 한국 로맨틱 코미디 1위는 490만 관객을 동원한 김하늘 권상우 주연의 '동갑내기 과외하기'다. '7급 공무원' 김하늘 강지환 커플이 새롭게 기록을 경신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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