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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호러퀸 아닌 호러도 되는 배우이고파"(인터뷰)

한은정 "호러퀸 아닌 호러도 되는 배우이고파"(인터뷰)

발행 :

김현록 기자

영화 '기생령' 2번째 호러퀸 도전 한은정

ⓒ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동훈 기자 photoguy@


지난해 KBS 2TV 드라마 '구미호:여우누이뎐'에 이은 영화 '기생령'. 남들은 연이은 호러퀸 도전이라며 호들갑이지만 정작 그 주인공인 한은정(31)은 덤덤한 눈치다.


"호러퀸을 하려면 어려서, 진작에 했어야 했다"는 그녀는 "앞으로 호러퀸 아예 안할 생각은 아니고, 세 번을 연달아 하면 그 때는 무리수가 있겠다 싶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예전에는 공포물 주인공 자리가 들어와도 거절하기 일쑤였단다.


"그러게요, 왜 그땐 그랬나 몰라."


웃음 짓는 한은정은 서른 즈음에 뒤늦게 찾아온 호러퀸의 수식어를 조심스럽게 즐기고 있었다. 그녀의 목표는 '호러의 여왕'이 아니라 '호러도 되는' 배우 한은정이다.


한은정은 4일 개봉하는 '기생령'에서 언니가 비참한 죽음을 당한 뒤 홀로 남은 조카를 두고 볼 수 없어 언니의 집으로 들어온 동생 서니 역을 맡았다. 지난해 '구미호외전'에서는 비참한 죽음에서 딸을 어떻게든 구해내려는 어머니였다. 강한 모성애 연기는 지금이나 그때나 그녀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같은 공포물이지만 제 역할은 달라요.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전혀 다르고요. 연기 폭으로만 따지면 '구미호'가 더 어려웠어요. 더 와일드했고 액션도 많았죠. 이번엔 단순히 두려움에 떠는 게 아니라 아이를 살리는 게 목표였어요. 호러퀸이라고는 하지만 비명 지르는 일도 거의 없고요."


"나이대가 높은 연기가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어요. 아직 어리고 아이도 없고 시집도 안 갔는데… 그런 역만 오더라고요. 처음엔 힘들었는데 그걸 극복하고 나니까 연기 폭이 좀 더 넓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쉽지는 않았지만 역시 고생을 하니까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아요."


도전은 늘 연기자 한은정을 따라다녔다. 그녀는 새침한 신세대, 세련된 차도녀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고 지난 시간들을 되새겼다. 50부작 시대극 '서울 1945'가 그랬고, 조선시대 여류 과학자가 된 영화 '신기전' 또한 마찬가지였다. '구미호'와 이번 '기생령'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한 때 비슷한 역할만 하다보니까 제 폭이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깨려고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했고요. 한두 번으로 바뀌진 않겠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죠.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노력을 해 왔어요. 길게 보고 멀리 보려고 했어요."


ⓒ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동훈 기자 photoguy@

한은정은 작품은 물론이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요구하는 CF를 거절하기도 했다. 웬만한 다짐으로는 하기 힘든 결정이었다. 너무 옛 이미지대로 보일까봐 스타일리스트가 챙겨 온 세련된 의상을 일부러 입지 않은 적도 있다. 주변 사람들이 괜찮다고 해도 더 조심스럽고 걱정이 됐다.


"지금이라면 좀 더 여유가 있지만 그땐 유난히 신경이 쓰였어요.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데뷔 때부터 워낙 화려하고 도시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잖아요. 제 성격도 그랬다면 좀 쉬웠겠지만 전 안 그런 사람인데 단순히 외모 때문에 제 자체가 그렇게 보이는 게 아쉬웠어요. 물론 지금도 과정에 있죠. 그래도 하나하나 보여드리다보면 그 고생을 언젠가는 인정해주시지 않을까요?"


변화는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그녀가 달라 보인다는 이들도 늘어나고, 주어지는 시나리오 또한 달라졌다. 사극은 물론, 진지하고 무거운 작품들이 훨씬 많아졌다. 세련미를 버린 그녀에게 '조금 더 또 조금 더'를 요구하는 작품들이 이어지는 셈이다.


한은정은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되나'하는 기대와 열정에 가득 차 있다. 설렘 반 아쉬움 반을 토로하는 그녀의 말은 점점 연기하기가 재밌어진다는 여배우의 행복한 투정 같았다.


"사실 제 나이에 맞는 발랄하고 깜찍한 걸 하고 싶은데, 자꾸 나이 대를 더 주시니까 죽겠어요. 사실 제 욕심 같아서는 성숙한 것 말고 또 한 번 다른 모습으로 바꿔보고 싶은데 어떡해야 할 지…. 차기작이요? 차기작도 진중해요. 미치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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