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신세경 "제가 천운을 타고났나봐요"(인터뷰)

신세경 "제가 천운을 타고났나봐요"(인터뷰)

발행 :

김현록 기자

영화 'R2B:리턴투베이스'의 신세경 인터뷰

영화 'R2B:리턴투베이스'의 신세경ⓒ임성균 기자
영화 'R2B:리턴투베이스'의 신세경ⓒ임성균 기자

짙은 눈썹과 깊은 눈 때문일까. 1990년생 22살의 배우 신세경은 여느 또래 배우와는 다른 아우라를 풍기는 배우다. 스무살 시절, 서울 사장님 집에서 더부살이하던 식모로 왁자지껄한 시트콤에 가슴 저릿한 여운을 남겼던 그녀는 말문을 꾹 닫은 천재 궁녀로 백성을 진정 위하는 임금을 위해 한 몸을 바쳤고, 열정적이고도 비정한 패션의 세계에 투신하기도 했다.


사실 그녀는 속 깊은 20대이자, 나이다운 발랄함과 생기를 가득 품은 배우이기도 하다. 항공액션 영화 'R2B:리턴투베이스'(감독 김동원, 이하 '알투비')에는 툭 하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현장을 누비던 그녀의 다른 일면이 담겼다. 당찬 신세대 정비공으로 분한 그녀는 수심으로 가득했던 지난 작품과는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1년 전 촬영한 작품을 뒤늦게 개봉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기대보다 걱정이 많았다. 후시녹음을 할 때 손을 보려고 생각했는데 쉬운 일은 아니더라. 하지만 제가 걱정하던 부분들을 다 사랑스럽게 포장을 잘 해주셨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귀엽게.(웃음) 깐깐한 캐릭터가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서 마음을 보여주는 게 매력적일 거라 생각했다.


물론 잘린 부분도 많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더라. 우리 작품이 멜로 드라마는 아니니까. 이야기 중심 전개보다는 화려한 고공 액션, 영상을 선보이는 작품이라 그 부분을 어필해야 하지 않을까 했다.


-'패션왕'에선 예쁜 옷을 원없이 입었는데 이번엔 단벌신사다. 그것도 작업복.


▶거의 한 벌로 한 편을 찍었다. 오히려 좋더라. 매일 예쁘게 입고 화장하는 게 일이다보니 오히려 평소에는 더 편하게 입고 메이크업도 더 안하게 된다. 이번 작품은 그런 면에서 해방의 느낌이랄까. 편하고 좋았다.


-군부대에서 촬영을 했다. 호응이 대단했을 것 같은데. '무한도전'에 깜짝 출연했을 때도 군부대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많이 좋아해 주시고 호응도 해주신다. 하지만 어느 정도 통제된 상황에서 하다보니 많이 부딪칠 일은 없었는데 군대라는 환경 자체가 흥미로운 것 같다. 군부대다보니 보통 촬영장만큼 행동이 자유롭지는 못했고 단체생활 하듯이 했다.


-시간 간격이 커서 그런지 영화에서는 지금보다도 더 풋풋한 느낌이다. 지금은 살도 더 빠졌고.


▶그때만 해도 풋풋한 느낌이 있더라. 22살과 23살은 또 다른 것 같다. 젖살도 좀 빠진 것 같고. 바쁘게 활동을 해 와서 더 그런 것 아닐까. 요즘엔 간이 조금 상한 것 같다.


-안 그래도 보아와 술친구라고 계속 화제가 되던데.


▶자주 만나거나 술을 많이 먹는 게 아닌데…. 그런데 만나면 다른 거 안하고 술을 먹기는 했다.(웃음)


-마침 군입대를 앞둔 비(정지훈)와 호흡을 맞췄다.


▶입대 직전이라 오빠가 촬영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겠다는 생각을 했다. 입대 전 남자들의 스트레스는 여자들이 이해를 못한다는데 계속 함께 하다보니까 왠지 이해를 할 것도 같았다. 좀 있으면 안 그래도 군대에 갈 건데 오빠는 왠지 미리 입대를 한 것 같달까. 그래도 워낙 밝고 활달하셨다.


-이번 비나 '지붕꿇고 하이킥' 당시는 물론이고 '푸른소금'의 송강호, '뿌리깊은 나무'의 한석규, 젊은 배우로는 '패션왕'의 유아인 이제훈까지. 화려한 파트너들과 작업해왔다.


▶제가 천운을 타고 났다. 무슨 복을 타고 났는지 유독 인복이 좋다. '하이킥' 때 김병욱 감독님을 만난 것도 대단한 복이었는데 갓 끝낸 뒤 작품에서 송강호 선배님을 만났고, 월드스타 레인에 한석규 선배님까지… 정말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한석규 선배님 경우에는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할 일이 많았는데도 환상 속에 있는 동물 해태같은 걸 만났달까 하는 기분이었다. 그 시절 자체가 환상이었나 싶은 느낌까지 든다.


송강호 선배님 경우도 지켜본 모든 테이크마다 감탄을 하게 만드신다. 또 어린 후배가 편안하도록 친근하게 배려해 주셨다. 은인같다고 할까.


유아인 오빠나 이제훈 오빠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선을 찾으려고 소통했던 기억이 난다. 고생을 같이 한 동지같다고 할까. 워낙 영리하신 분들이어서 제가 많이 도움을 받았다. 또 좀 더 어렵지 않게 소통할 수 있었고. 노력파에다 완벽한 걸 추구하는 유리 언니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비의 경우는 어땠나?


▶만나기 전에 너무 걱정을 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데뷔를 하셨는데 제가 너무 멋있어서 '나쁜남자'CD를 사고 그랬다. 그 분과 이렇게 작품을 하게 되니 큰 영광이었고. 실제로 보면 오빠가 굉장히 인간적이고 소탈하다. 나이에 비해 속이 깊고 성숙한 사람이구나 했는데도 애교 많고 장난기가 넘쳤다. 그래서 항상 즐거운 분위기였다. 작품 자체도 감정적으로 복잡하게 고민할 거리가 덜하다보니 즐거운 기억이 유독 많다.


-입대 후 위문편지도 썼다는데.


▶한 번 썼는데 답장이 왔다. 할 말이 별로 없어서(웃음) 근황 쓰고 영화 소식 쓰고 그랬다. 오빠도 근황 쓰고 그렇게 답장을 쓰셨더라. 그래도 그게 너무 좋대요.(웃음)


영화 'R2B:리턴투베이스'의 신세경ⓒ임성균 기자
영화 'R2B:리턴투베이스'의 신세경ⓒ임성균 기자

-액션물 '알투비'는 그간 신세경이 선보였던 작품과는 성격도 다르고 캐릭터 또한 크게 달랐다. 제일 걱정한 부분이 뭐였나.


▶제가 몸을되게 못 쓴다. 뛰어가는 거 이상할까봐 극장에서도 마지막에 달려가는 장면만 계속 봤다. 제가 척추 측만증에 목뼈랑 골반이 좀 틀어져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몸을 못 쓴다. 다행히 정면에서 잡아주셔서 크게 이상하지 않더라. 신체를 잘 쓰는 것도 중요한 덕목이라 잘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굉장한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 제가 운동도 싫어하고 스릴 즐기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한다. 지루해도 좀 평온한 게 더 좋다. 그냥 청담동 자동차 매연을 즐기면서 걷는 걸 좋아한다.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혹시 계속 달려가야겠다는 생각은 안 하는지.


▶그냥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왠지 더 달려야 할 것 같아 '패션왕'까지 했는데 끝나고 나니 지쳤다는 생각이 들더라. 관성의 법칙이랄까. 전력질주 하다가 멈추려고 하면 갑자기 설 수가 없지 않나. 여행을 갈 수도 있고 여러가지 휴식 방법이 있겠지만 예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다르다. 예정된 게 아무것도 없는 기쁨을 만끽하는 중이다.


-요즘 신세경이 가장 고민하는 게 있다면.


▶욕심이 많이 줄었고 스스로에 초점을 두게 됐다. 목표하는 그림을 딱 찍어놓고 달려서 그렇게만 된다면 좋겠지만 꼭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은 배우 신세경만을 보지만 제 뒤에는 저를 서포트해주는 정말 많은 사람이 계신다. 혼자만으로는 이런 일을 하지 못할 뿐더러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주고받으며 일을 하다보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희비가 오가는 것 같다. 사람과 관련된 일들이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바라는 게 있다면 제가 느끼는 이런 부족한 점들을 꾸준히 메워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휴식기 동안 내적인 부분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은 건가.


▶조용히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행복하려고 살아가는 삶일텐데 제 일이 그와 반대로 저를 이끄는 것인가 하는 고민도 했다. 아직 답을 못 찾았다. 과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는데, 대외적인 욕심보다는 내가 진짜 뭘 원하는지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연기에 대한 확신은 그대로고?


▶물론이다. 연기가 너무 좋다. 요구하는 것이 많고, 하지 말라는 것도 많고, 그런 것 때문에 지치는 순간이 있지만, 연기를 하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그것이 연기를 계속 하게 만드는 것 같다. 사람들과의 소통도 재밌고 행복하다. 처음엔 미지의 세계가 낯설고 겁나기 마련이지만 적응이 되면 너무 좋더라. 그것도 큰 복이다. 제가 좀 복이 많다. (웃음)

영화 'R2B:리턴투베이스'의 신세경ⓒ임성균 기자
영화 'R2B:리턴투베이스'의 신세경ⓒ임성균 기자

주요 기사

    연예-영화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영화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