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명의 자식이 있으면 그들에게는 100명의 어머니가 있다. 누군가에게 엄마는 따뜻한 존재일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엄마는 원망스러운 사람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같을 수 없듯 스크린 속 엄마들 또한 각자 색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 에너지 넘치는 '좋은 엄마' 장영남, 자식을 두 번이나 버리는 '나쁜 엄마' 이정현, 딸의 복수를 위해 직접 칼을 든 '무서운 엄마' 유선까지, 11월 극장가는 남다른 엄마들을 만날 수 있다.
오지랖 넓고 호들갑스럽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따뜻한 좋은 엄마, '늑대소년'의 순이 엄마 장영남은 '외유내강'형 엄마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편, 몸이 아픈 큰 딸 순이(박보영 분), 곡절 많은 인생이지만 영화 속 장영남은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

누구나 두려워 할 법한 늑대소년(송중기 분)을 집에 들이고 철수라는 이름까지 붙여주는 착한 엄마 장영남. 그가 철수를 목욕 시키며 등짝을 후려치고 밤에 울부짖는 철수를 타박하는 모습에서 웃지 않은 관객이 있을까. 제 자식은 물론 버려진 철수까지 보듬어주는 영화 속 순이 엄마는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엄마다.
영화 '범죄소년'의 지구(서영주 분)의 꼬여버린 인생은 '나쁜 엄마' 효승(이정현 분)으로부터 시작됐다. 철없던 열일곱 시절 단 한 번의 실수로 생겨버린 아이 지구, 그를 키울 자신이 없었던 효승은 결국 3년 만에 아버지에게 지구를 받기고 어디론가 떠나버린다.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것 같던 엄마가 13년 만에 지구 앞에 나타났다. 소년원을 들락거리며 범죄소년으로 낙인찍힌 지구에게는 엄마가 유일한 기댈 곳 이지만 이 젊은 엄마는 여전히 철이 없다.

나이가 서른이 되도록 모아둔 돈도 없고, 번듯한 직장도, 두 모자 몸 누일 방 한 칸도 마련하지 못한 효승은 다시 찾아 온 지구를 보며 다시 한 번 삶의 의지를 다진다. 그러나 그는 녹록치 않은 현실과 지구가 저지른 실수에 실망해 또 한 번 지구를 버린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 '돈 크라이 마미'의 유림(유선 분)은 딸의 죽음에 슬퍼만 하는 엄마가 아니다. 딸을 위해 스스로 복수에 나서는 '무서운 엄마'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 한 후 유선의 유일한 낙은 딸 은아(남보라 분)를 보는 것이었다. 딸 은아가 전학 간 학교에서 불량 청소년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유림의 인생은 완전히 무너진다.

은아가 죽기 전 홀로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림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공권력에 기대는 대신 스스로 복수에 나선다. 칼 한 자루를 들고 복수에 나서는 유림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하지만 은아의 고통을 떠올릴 수록 유림의 의지는 확고해진다.
색다른 엄마의 모습을 그린 세 영화, 모두 의미 있는 결실을 거두고 있다. '늑대소년'은 6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연일 멜로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다시 쓰고 있고 '범죄소년'은 도쿄국제영화제에서 특별심사위원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돈 크라이 마미'는 개봉일인 지난 22일 단 365개의 스크린만으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1월 극장가 엄마들의 활약, 12월까지 쭉 이어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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