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키운 아역, 열 스타 안 부럽다. 영화에서 소소한 재미를 주며 감초 역할을 하던 아역배우들이 영화의 얼굴로 나섰다. '더 임파서블'의 톰 홀랜드와 '마이 리틀 히어로'의 지대한' '7번방의 선물'의 갈소원 등 계사년을 여는 신작들에서는 유독 아역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더 임파서블'의 믿음직한 큰 아들 루카스를 연기한 톰 홀랜드는 가히 올해의 발견이다. 연극 '빌리 엘리엇'에서 2년 동안 주인공 빌리로 출연했던 톰 홀랜드는 영화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첫 영화에서부터 물에 휩쓸리고 재난의 현장을 누볐다.
재난영화에서 아역 배우들이 대체로 극적 구조를 통해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기 위한 장치였지만 루카스는 다르다. 다친 엄마의 곁을 지키며 다른 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 루카스의 모습은 극한의 상황에서 흔들리는 여린 소년의 마음과 재난 속에서도 성장하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동생들은 귀찮은 존재였고, 엄마의 말은 잔소리쯤으로 여기던 사춘기 소년 루카스의 성장을 통해 관객들은 재난 속에 보이는 한 줄기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이 리틀 히어로'의 영광을 연기한 지대한은 영화 제작과정 그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실제 스리랑카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지대한은 감독이 취재차 들른 다문화 센터에서 눈에 띄어 캐스팅 됐다.
영화 속 영광이의 성장은 배우 지대한의 성장과도 궤를 같이한다. 연기 경험도, 뮤지컬 경험도 전무한 지대한은 영화 속 영광이와 같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혹독한 트레이닝을 견뎌냈고 처음 배우는 연기로 눈물도 참 많이 쏟았다. 영화 속 지대한의 뚝 뚝 떨어지는 눈물에서 진정성이 느껴지는 이유다.
'7번방의 선물' 예승역을 노리던 수많은 경쟁자들 중 연기력을 가장 떨어졌지만, 갈소원의 꾸밈없는 노래에 반했다는 이환경 감독, 그의 예감은 적중했다. 넘치는 애교와 똑 부러지는 말로 7번방 삼촌들을 휘어잡는 예승은 영화를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만든다.
어린 아이의 지능을 가진 아빠를 오히려 챙기는 예승은 애어른 같은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지만 아빠와 헤어지는 슬픔에 눈물을 쏟는 예승의 모습은 영락없는 여덟 살 아이다.
'7번방의 선물'의 바보 아빠를 둔 똘똘한 딸 예승은 갈소원의 야무진 모습과도 많이 닮았다. 최근 열린 '7번방의 선물' 언론시사회에서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또박또박 할 말을 하는 소원의 모습은 영화 속 예승을 떠올리게 했다. 연기를 하고 무대에 오르며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갈소원, 그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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