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반게리온:파' 이후 4년, 그러나 '에반게리온' 속 시간은 14년이 흘렀다. 앞선 '에반게리온:서'와 '에반게리온:파'를 통해 TV시리즈로 익히 알려진 이야기를 살짝 비틀어 다른 시작을 써내려갔던 안도 히데아키는 '에반게리온:Q'에 들어서야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에반게리온:Q'가 18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서 첫 공개됐다. 지난해 11월 일본 개봉 이후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개봉하는 '에반게리온:Q'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리였다.
영화는 2009년 개봉한 '에반게리온:파' 말미 벌어진 대재앙 '니어 서드임팩트' 이후 14년 이후에서 시작한다. 관객은 에바 초호기와 함께 동결 상태에 들어갔다 14년만에 눈을 뜬 이카리 신지와 같은 심정으로 그간의 변화를 알아가야 한다.
세상은 '인류복원계획'을 실행하려는 '네르프'와 반 네르프 단체 '뷔레'가 격돌하는 중. 아야나미 레이와 나기사 카오루는 신지의 아버지 겐도우가 이끄는 네르프의 편에, 아스카와 마리는 함장이 된 카스라기 미사토가 이끄는 뷔레의 편에 서 있다. 자신이 서드임팩트의 원인이 됐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공황상태가 된 신지는 "아무 것도 하지 말라", "절대 에바에 타지 말라"는 미사토, 아스카의 말에도 불구 에바13호기에 오른다. 모든 것을 되돌려놓을 수 있다는 헛된 희망과 함께. 뒤늦게 '에반게리온:Q'의 부제가 공개된다. You Can (Not) Redo.
시리즈 특유의 알 듯 말 듯 한 상징, 극도로 설명을 절제한 비밀스러운 전개가 여전한 '에반게리온Q'는 전작 '에반게리온:파' 못잖게 붉은 선혈이 낭자하다. 스피드하고도 강렬한 액션이 처음과 끝, 그리고 이야기 중간중간 숨돌릴 틈 없이 이어진다. 네르프 데 뷔레, 에바 대 에바의 전투는 이전보다 한층 더 강력해진 느낌. 기존 '에반게리온'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다 세세한 설명을 건너뛰는 전개 방식 덕에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순간이 있지만, '에반게리온' 후속편을 갈망해 온 마니아이라면 오랜 갈증이 드디어 해소되는 느낌을 받을 터.
안도 히데아키는 이번에도 엔드크레디트가 다 올라간 뒤 다음 신극장판 '에반게리온'을 슬며시 몇 장면 공개한다. '결(結).' 드디어 마지막이다. 1995년 TV판이 첫 선을 보인 이후 약 20년만에 '에반게리온'의 진정한 끝이 나온다. 내년께 개봉한다는 설이 돌고 있으니 마니아들은 다시 마음을 다잡으시길.
108분이었던 '파'보다 짧고 강렬하다. 러닝타임은 95분으로 짧아졌고 12세관람가 보다 한등급 높은 15세관람가다.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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