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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특집]매서운 여름 '감기', 극장가도 감염될까①

[빅4특집]매서운 여름 '감기', 극장가도 감염될까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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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올 여름 한국영화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과 만난다. 기존 스릴러물과 차별화를 꿈꾸는 '감시자들'과 CG로 고릴라를 완성해낸 '미스터고', 43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물량이 투입된 '설국열차', 치명적인 바이러스 유포로 분당을 봉쇄하는 설정인 '감기'. 스타뉴스는 올 여름 한국영화 빅4를 차례로 집중조명 한다.


# 첫 바이러스 재난영화, 韓블록버스터의 외연을 넓히다


재난영화 하면 으레 대형사고, 천재지변을 다룬 영화를 떠올린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시도되지 않았을 뿐 사실 무시무시한 질병의 확산 역시 전통의 재난영화 소재다. 미지에의 공포와 감염의 스펙터클, 그리고 휴머니즘이 공존한다.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된다는 설정의 좀비물 역시 바이러스 재난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장르다. 최근 들어 할리우드에서부터 바이러스 재난물이 전성시대를 맞았다. 톱스타들이 출동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컨테이전'(2011), 인간에게만 치명적인 병원균/바이러스의 전세계 확산을 은유한 '혹성탈출:진화의 시작'(2011), 현재 상영중인 좀비물 '월드워Z'(2013) 등. 이 가운데 개봉하는 '감기'(감독 김성수·제작 ㈜아이러브시네마, ㈜아이필름코퍼레이션)는 한국영화 최초의 본격 바이러스 재난물이다. 순제작비만 99억원이 들었다.


영화의 배경은 현재의 한국. 밀입국 노동자들을 분당으로 실어 나른 남자가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다. 그로부터 분당에서 비슷한 환자들이 속출하고, 사망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극도의 공포 속에 정부는 2차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급기야 감염관리본부가 나서 위험구역인 분당을 폐쇄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다. 대재난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사투가 벌어진다.


'감기'는 무엇보다 흔히 걸리고 흔히 낫는 감기가 재난영화의 주인공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감기는 친숙한 병이지만 아직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병이며 가장 치명적인 병이기도 하다. 1918년 많게는 5000만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전해지는 스페인 독감은 최악의 유행병이었다. 2003년엔 사스, 2009년엔 신종플루가 사람들을 떨게 했다. '감기'는 초당 3.4명이 감염되고, 감염 36시간 내 사망에 이르는 영화 속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H5N1을 설정했다. 감염 전문가들이 사람 대 사람 감염이 본격화되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목하는 바이러스다. 원숭이를 숙주로 한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을 설정한 '아웃브레이크'(1995)처럼 당대 가장 위협적인 바이러스를 소재로 삼은 셈이다.


제작사가 '감기'라는 시나리오의 판권을 구입한 것은 이미 약 5년 전의 일. 이를 영상으로 옮길 마땅한 감독을 찾던 중 2011년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의 김성수 감독이 합류했다. 이미 할리우드에서 여러 바이러스 감염물이 등장한 때였다. 그러나 "대도시에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창궐해 도시를 폐쇄한다"는 콘셉트 무비로서 그 힘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 김성수 감독과 제작진은 그 사이 '올드'해진 시나리오를 콘셉트만 남기다시피 하며 현재의 '감기'를 완성해갔다.


장혁과 수애가 맡은 두 주인공은 각각 재난의 중심에 선 구조대원과 감염내과 전문의로 설정됐다. 둘 모두 바이러스에 맞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스스로를, 그리고 다른 이들을 구해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수애는 의사이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을 둔 어머니로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모성 사이의 딜레마를 그린다. 전작인 드라마 '야왕'과는 정반대다. 장혁은 구조요원으로서의 사명감과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 인물로 극을 이끈다, 수애와는 달리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보여준 다부진 열혈병사 이미지가 고스란히 겹친다. 이들 외에도 유해진, 마동석, 이희준, 차인표 등 묵직한 배우들이 힘을 더했다.


긴박한 현장을 실존하는 경기도 분당으로 잡은 건 '감기'의 또 다른 포인트다. 분당은 가장 발달한 신도시 중 하나로 대표적인 강남 생활권이자 부촌이다. 도시가 폐쇄돼 벌어지는 생이별·생지옥의 풍경, 도시를 에워싼 공권력과 생존의 몸부림이 격돌하는 모습은 '감기'가 선보일 최대의 스펙터클 중 하나다. 익숙한 감기가 재앙이 되듯, 익숙한 공간이 낯선 공포의 공간으로 보여지길 원했기에 CG에도 상당한 물량을 투입했다. 바이러스가 창궐해 도시를 폐쇄하는 과정에도 감염내과전문의,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등 여러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 고증을 거쳤다.


당연히 분당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가 프로덕션 단계부터 관건이었다. 그러나 붐비는 도시 전체를 막고 촬영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 몇몇 랜드마크 촬영에 성공한 제작진은 그 밖의 촬영을 위해 전국 곳곳을 누벼야 했다. 다행히 양산시의 협조를 구할 수 있었다. 양산시 자체가 반듯한 신도시인데다 정교한 CG가 더해져 더욱 실감나는 그림이 담기게 됐다.


다만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붐을 타기 시작한 감염물들이 '감기'에 호재가 될 지 악재가 될 지는 두고 봐야 할 대목이다. OCN '바이러스', JTBC '세계의 끝' 등 드라마가 별 반향을 얻지 못한 반면, 살인 기생충을 앞세워 지난해 개봉한 유사 감염물 '연가시'는 450만 관객을 모으는 대박을 쳤다. 지난달 개봉한 '월드워Z'도 400만 관객을 훌쩍 넘겼다. 시작은 빨랐던 '감기'가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치며 개봉은 가장 늦은 형국이 됐다. 그러나 그만큼 바이러스 감염물은 낯설지 않은 장르가 됐고,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흥행력을 입증했다.


물론 핵심은 장르나 소재가 아니라 내용이며 만듦새다. 김성진 프로듀서는 "콘셉트로 승부하더라도 정작 보는 이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작품의 완성도"라며 "폐쇄된 도시라는 아비규환 속 인간 군상을 봐 달라"고 말했다. '감기'는 바이러스 재난영화의 외피 속에 인간애와 가족애, 휴머니즘을 가득 끌어안았다. 남성미 넘치는 액션물 속에서도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냈던 김성수 감독의 진가가 다시 드러날 것인지 기대가 높다. 일찌감치 대작을 주무른 공력 역시 '감기'에서 제대로 발휘될 터. 빅4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감기'는 오는 8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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