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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이상흥행? No! 이유있는 흥행②

이 영화가 이상흥행? No! 이유있는 흥행②

발행 :

김현록 기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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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와 함께 극장가가 후끈 달아올랐다. 사실 올해의 극장가는 연중무휴 뜨거웠다. 8월 중순 현재까지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본 관객이 8000만명을 훌쩍 넘어선다. 그 사이 크고 작은 흥행작들도 탄생했다. 특히 돋보이는 건 흥행을 장담하지 못했던 작품들의 화려한 선전이다. 깜짝 안타부터 장외 홈런까지, 성적도 화려하다. 과연 이들의 성공을 이유를 알 수 없는 '이상(異常)' 흥행이라 단순히 폄하할 수 있을까. '설국열차'에 맞선 '더 테러:라이브'의 선전, 뒤를 잇는 '숨바꼭질'의 무서운 관객몰이를 맞아 의외의 흥행작, 그 이유있는 흥행을 돌아본다.


◆7번방의 선물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1000만을 향해 질주하며 화제 몰이 중이지만 사실 올해 최고의 흥행작은 1월 개봉해 무려 1200만 관객을 훌쩍 넘긴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이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이 코믹하고 따스한 휴먼 드라마가 1000만 관객을 넘겨 1200만에 이를 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순제작비 35억원. 역대 천만 영화 가운데 최저다.


박스오피스를 호령하는 톱배우도 없고, 입 떡 벌어지는 예산이 들어간 대작도 아니었지만 '7번방의 선물'은 통했다. 바가지 머리를 한 류승룡이 이유도 제대로 모르고 들어온 교도소 이야기는 예고부터 관객을 '빵' 터뜨리는 코미디였고, 뚜껑을 열어보니 절절한 부성애의 드라마였다. 코미디에 더해진 초강력 신파는 관객의 웃음보와 눈물샘을 동시에 자극하며 몇몇 허점까지 그대로 묻어버렸다. 천의 얼굴 류승룡의 열연, 깜찍한 꼬마 갈소원의 매력, 인간미 넘치는 감방 식구들의 모습도 관객을 제대로 홀렸다.


당시 대작 '베를린'으로 '7번방의 선물'과 맞붙었던 하정우는 "그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진심이 통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여름 극장가 대목이 시작하기 직전인 6월, 빈집털이를 제대로 한 또 하나의 화제작이 있었으니 바로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처음부터 기대작은 아니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었지만 지금껏 원작 웹툰이 흥행을 담보한 적이 없었고, 상대적으로 대형 톱스타가 등장하지 않는 젊은 배우 위주의 액션 영화였기 때문이다. 다만 '해를 품은 달', '도둑들'을 통해 20대 배우 대세로 떠오른 김수현에 이어 박기웅, 이현우 등이 연달아 캐스팅 되자 인터넷이 먼저 들썩였다. 개봉하자 10대들이 움직였다. 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두세번 영화를 보고, 부모 관객과 손을 잡고 극장을 찾으면서 영화는 대박이 났다. 순제작비 48억원의 영화는 무려 7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기에 이르렀으며, 김수현은 박스오피스를 움직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처럼, 원작을 바탕으로 거대한 팬덤을 앞세워 속편이 개봉할 때마다 첫주 흥행 신기록을 세우는 할리우드 틴에이저물이 한국에서도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자신의 취향을 정확하게 아는 10대들의 힘이 컸다"며 "엇갈리는 평에 신경쓰지 않고 극장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감시자들


'감시자들'(감독 조의석 김병서)은 올해 여름 대전의 수혜자 중 하나다. 7월 초 개봉한 '감시자들'과 동시에 여름 박스오피스가 폭발했다. 순제작비 약 45억원의 '감시자들'이 끌어모은 누적 관객수는 무려 550만 명. '설국열차', '미스터 고', '감기' 등 100억대 대작들이 즐비한 올해 여름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결과였다.


설경구 한효주 정우성 쓰리톱을 내세운 '감시자들'은 세련된 추적 액션이라는 장르를 내세웠다. 익숙한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긴박한 추격전이 빠른 호흡에 담겨 더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다. 원작인 홍콩영화보다 긴장감, 캐릭터의 밀도가 돋보였다는 평이 이어졌다. 배우들의 호연 역시 압권이었다. 든든하게 중심을 지킨 믿음직한 설경구, 20대 여배우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한효주, 데뷔 후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정우성, 그리고 처음 연기에 도전한 2PM 준호까지 배우들의 앙상블이 보는 맛을 더했다. 10대 취향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폭넓은 관객층이 극장으로 향했다. '감시자들'은 7월 초부터 말까지 롱런하며 차곡차곡 관객을 모았다.


감독과 제작자의 조화로운 협업 역시 돋보였다는 평가다. 한 영화 관계자는 "두 감독이 협업하면서 좋은 결과를 내놓기가 쉽지 않은데 노련한 제작자와 만나 좋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 테러:라이브


정면승부가 통한 케이스다. '더 테러:라이브'(감독 김병우)는 올 여름의 최고 기대작이자 초대형 작품인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말 그대로 한 날 한 시에 맞붙었다. 순제작비가 약 35억원에 지나지 않은 영화가 제작비가 10배 이상 차이나는 대작과 대결한 셈이다. 혹자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사실은 자신감이 있었다. 영화는 500만 관객을 훌쩍 넘어 여전히 흥행 중이다.


'더 테러:라이브'는 앵커와 테러범의 전화 통화를 중계한다는 콘셉트를 내세운 액션 스릴러 물이다. 마포대교 폭파, 심지어 빌딩 폭파까지 대형 테러를 그려내지만 사실 카메라가 내내 머무는 공간은 좁은 라디오 부스 하나가 전부. 진행자 석에 앉은 주인공 윤영화 역 하정우가 내내 홀로 모든 이야기를 이끈다. 약점일 수 있었던 설정은 장점이 됐다. 숨막히는 긴장감, 속도감이 가장 돋보인다. 몇몇 허술한 구멍이 속도 덕에 지나쳐질 정도다.


대세 하정우는 영화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홀로 영화를 이끌다시피 하면서도 내내 관객이 숨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김병우 감독은 "하정우가 돋보이는 게 영화의 목표이기도 했다"며 "목표한 대로 그 이상을 해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숨바꼭질


손현주 문정희 전미선의 '숨바꼭질'(감독 허정)은 여름 대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깜짝 흥행작이다. 역시 만만찮은 승부였다. 중견 연기파들을 내세운 순제작비 25억원의 스릴러가 100억 블록버스터 '감기'와 맞붙었으니. 그러나 '숨바꼭질'은 보란 듯이 첫 날부터 흥행 1위에 오르며 순식간에 200만 관객을 넘겼다.


남의 집에 몰래 숨어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도시 괴담에서 출발한 '숨바꼭질'은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강점. 스릴러의 외양을 갖추고 있지만 사실 공포영화나 다름없는 감흥을 안긴다. 대박 공포영화가 사라진 여름 극장가에서 대체재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 개봉 시기도 절묘해 '설국열차'와 '더 테러:라이브'의 폭발적 기세가 누그러진 시점에 톡톡히 관객을 모았다. 지난해 '연가시'를 떠올리게 하는 대형 재난영화 '감기'와 동시 개봉하면서, 도시형 스릴러로서 다른 흥행작들과 차별화를 꾀한 동시에 묵직한 배우들의 호연을 앞세운 점이 통했다.


연기파 대세의 대표 주자이자 드라마에서도 맹활약 중인 손현주를 주연으로 내세워 '손현주 효과'를 톡톡히 봤다. 손현주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도 인민군 교관으로 활약, 올 여름을 손현주의 것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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