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극장가가 비교적 한산하다. 5월 말을 맞아 극장가는 여름의 초입을 앞두고 다시 격전에 들어간다. 화려한 스타와 물량공세를 앞세운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와 신선한 재미와 작품성이 돋보이는 한국 영화들이 저마다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특히 오는 22일에는 할리우드 대표주자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와 '도희야', '일대일'이 개봉한다. 개봉 하루 전 211일 55%의 예매율을 보이며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엑스맨:데이즈 오프 퓨처 패스트'는 가장 강력한 개봉작. '어벤져스'에 버금가는 마블 코믹스의 또 다른 대표 히어로 군단들이 총출동한다. 연출을 맡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2000년부터 나온 오리지널 3부작과 2011년 '엑스맨:퍼스트 클래스'의 캐릭터들을 한 데 모아 집대성했다.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를 비롯해, 울버린, 비스트, 스톰, 미스틱, 하복, 아이스맨 등 주요 돌연변이들에 더해 퀵실버, 비숍, 블링크, 선스팟 등 신규 돌연변이들도 합세했다. 패트릭 스튜어트와 제임스 맥어보이, 이안 매켈런과 마이클 파스벤더 등 현재와 과거 담당 배우들이 동시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휴 잭맨, 제니퍼 로렌스, 니콜라스 홀트, 할리 베리, 엘런 페이지, 판빙빙 등도 나온다. 실로 어마어마한 물량공세다.
이에 맞서는 한국 영화는 작품성과 공감으로 무장했다. 일단 김기덕 감독의 영화 '일대일'이 눈에 띈다. '김기덕 감독 작품 사상 최고의 블록버스터'로 일컬어지는 '일대일'은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그에 대한 울분을 담은 작품이다. 복수와 응징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힘이 실린 대사들, 다양한 상징이 눈에 띈다. 마동석, 김영민, 안지혜, 이이경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오민주' 살해에 가담한 7인을 벌하기 위해 나선 7인의 그림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직접 살해에 가담한 수족부터 최고 명령권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복수가 이어지는 동안 그림자들은 공수부대, 경찰, 국정원 직원, 조폭 등 부당한 힘을 상징하는 사람들로 모습을 바꿔가며 폭력을 가한다. 복수와 혁명에 대한 열패감과 좌절감이 동시에 읽힌다. 동시에 개인의 문제에서 한국의 사회, 구조의 문제로 눈을 돌린 거장 김기덕 감독의 세계를 재차 실감할 수 있다.
정주리 감독의 영화 '도희야'는 제 67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며 먼저 화제를 모았다. 시골 마을에 부임하게 된 여성 경찰서장이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는 어린 소녀를 도우러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힘있게 그려냈다. 배우 배두나, 송새벽, 김새론이 호흡을 맞춰 열연을 펼쳤다. '도희야'는 국내는 물론 칸 영화제 현지에서도 영화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첫 장편을 내놓은 정주리 감독의 섬세하고도 단단한 연출에 호평이 이어지는 한편, 배우들의 변신과 열연에도 칭찬이 쏟아졌다.
5월 말에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한국 기대작의 대결은 이어진다. 안젤리나 졸리를 마녀로 내세운 디즈니의 영화 '말레피센트'와 함께 이선균 조진웅의 '끝까지 간다'가 개봉한다. '말레피센트'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바탕으로 한 환상동화라면 '끝까지 간다'는 극한 상황에 내몰린 비리 경찰의 다사다난 고군분투를 긴박감 넘치게 담아냈다. 칸 감독주간에 초청된 '끝까지 간다'는 현지에서도 극찬을 받으며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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