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숙함보다는 새로운 도전, 배우 이민호가 택한 아홉수 타개책이다.
이민호의 첫 스크린 데뷔작 '강남1970'(감독 유하·제작 ㈜모베라픽처스 쇼박스㈜미디어플렉스)가 21일 개봉한다. 2009년 KBS 2TV '꽃보다 남자' 이후 승승장구했던 이민호가 신중하게 고른 '강남1970'이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나 올해 스물아홉 살인 이민호가 '강남1970'으로 아홉수 징크스를 극복할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민호를 스크린에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민호는 2008년 '강철중 :공공의 적 1-1'에서 조직폭력배에 가담하게 된 고등학생 정하연으로 출연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 '울학교 이티'에서 전교 꼴찌 부잣집 아들 오상훈 역으로 분해 풋풋한 매력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2009년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이후 스타로 우뚝 선 이민호가 극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스크린 주연 데뷔작이다.

일단 '강남1970' 속 비주얼은 합격이다. 유하 감독은 "너무 잘생겨서 망가뜨리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지만 영화 초반 넝마주이로 분한 상황에서도 이민호는 돋보였다.
다만 '강남1970' 속 캐릭터가 이전까지 보여줬던 백마 탄 왕자님과 다르다는 점에서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강남 1970'은 1970년대 서울, 개발이 시작되던 강남땅을 둘러싼 두 남자의 욕망과 의리, 배신을 그린 작품.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를 잇는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편이기도 하다. 이민호는 가진 것은 몸 하나, 믿을 건 싸움 씰력 뿐인 고아 출신 김종대 역을 맡았다. 김종대는 한방을 노리며 강남 개발 이권 다툼에 맨몸으로 뛰어드는 인물이다.
가족, 그리고 그들과 함께 몸을 누일 수 있는 땅이 필요했던 김종대는 시종일관 억누른 감정을 선보인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첫눈에 반한 강선혜(설현 분)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백용기(김래원 분)가 아버지 같았던 강일수(장진영 분)를 죽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도 충격에 휩싸였지만 차분하게 복수를 계획한다.

여기에 시시각각으로 등장하는 액션신으로 이민호는 감정연기와 액션연기를 오가야 했다. 드라마에선 로맨스물에서 활약했던 이민호이기에 이 부분에 우려도 제기됐다. 그렇지만 이민호는 감정연기와 액션연기를 자연스럽게 오가며 극의 몰입을 이끌었다.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 이후 많은 시나리오를 받았지만 대부분 비슷한 캐릭터였다"며 "영화를 하게 된다면 성숙한 감성을 담을 수 있는 20대 후반에 묻어나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강남1970'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강남1970' 속 이민호는 확실히 드라마 속 이민호와 달랐다.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여심을 흔들며 흥행을 견인했던 이민호였다. '강남1970' 속 변신이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 관객들의 평가만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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