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벤져스2' 말고, 우리도 있습니다."
올 상반기 할리우드 최고 기대작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23일 개봉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가운데 다른 영화들의 눈치 보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어벤져스2'와 같은 날 개봉을 결정하며 출사표를 던진 영화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어벤져스2'와는 다른 매력을 내세우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어벤져스2'의 기세는 실로 엄청나다. 이미 9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액션 히어로로 등극한 아이언맨을 필두로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가 뭉쳤다. 여기에 한국 배우 수현의 출연과 한국 로케이션 촬영으로 이미 인지도에서 따라올 작품이 없다. "1000만 관객 돌파가 아니라 며칠 만에 1000만을 돌파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많은 한국영화들이 '어벤져스2'와 전면대결을 피하고 있다. 이런 '어벤져스2'에 대항하는 용감한 한국 영화로는 '약장수'와 '반짝이는 박수소리'가 있다.
'약장수'는 궁지에 몰려 노인들에게 건강식품과 생활용품을 파는 이른바 홍보관 '떴다방'에 취직해 효를 팔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드라마다. 주인공 철중 역을 맡은 박철민은 앞서 진행된 시사회 기자회견에서 "'어벤져스2'와 맞대결, 저도 웃음이 나온다"는 반응을 보여 화제가 됐다.
박철민은 "'어벤져스2'를 상대할 비밀병기 '약장수'다. 그렇지 않아도 김인권과 포스터를 보며 '나는 캡틴 아메리카 맡는다. 너는 헐크, 아이언맨 맡아라'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다"고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도와주십시오"라고 부탁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반짝이는 박수소리'는 청각 장애를 가진 부모를 가진 이길보라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듣지 못했던 부부에게서 건청인으로 태어난 남매가 갑자기 자퇴와 대안학교를 선택하고, 평범이라는 궤도를 벗어나려하면서 발생하는 갈등 상황을 담았다. 지난해 제15회 장애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엑스맨'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제작을 맡아 관심을 모았던 '킬 힘'도 23일에 첫 선을 보인다. '킬 힘'은 영국을 충격에 빠트린10대 소년의 살인 사건을 담은 범죄 스릴러 영화다. 영국의 한 평범한 고등학생이 충격적인 살인 사건을 저지르게 된 배경과 SNS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회상을 함께 그렸다.
비라이언 싱어 감독은 "실제 일어났던 일이라고 믿겨지지 않은 매우 강렬한 스토리"라며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들은 적도, 본 적도 없었다. 젊은 사람들이 이런 관계에 얼마나 깊이 빠져드는지 생각해보면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땡큐, 대디'는 감동 실화를 소재로 했다. 몸은 굳었지만 도전을 꿈꾸는 소년과 아버지가 철인3종 경기에 나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스크린으로 보여준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출전조차 허가받지 못했던 이들이 수영 3.8km, 자전거 180km, 마라톤42km를 완주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의 드라마로 펼쳐진다.

마니아층이 탄탄한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는 신작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정면승부!로봇 아빠의 역습'을 선보인다. 이번 시리즈는 슈퍼 히어로 로봇이 된 짱구 아빠와 짱구가 떡잎마을을 무너뜨리려는 음모에 맞선다는 이야기다. 공교롭게도 제목부터 '정면승부'라 '어벤져스2'와의 정면대결을 기대케 한다.
'더 딥 블루 씨'와 '세레나', '아리나'는 강렬한 사랑을 무기로 했다. 하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더 딥 블루 씨'는 절제와 노력이 미덕인 남편과 자유분방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꿈꾸는 아내의 갈등, '세레나'는 불꽃처럼 사랑했던 남녀가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됐던 '아리아'는 사랑받는 것이 유일한 꿈인 아홉 살 소녀의 방황을 전해 눈길을 끈다.
이 중 '어벤져스2'의 대항마는 누가 될 것인가. 23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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