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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나는 '아가씨' 미드필더..칸에서 초심 되새겨"(인터뷰)

하정우 "나는 '아가씨' 미드필더..칸에서 초심 되새겨"(인터뷰)

발행 :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2016 칸영화제 현지보고]

프랑스 칸에서 만난 하정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프랑스 칸에서 만난 하정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하정우(38)는 벌써 칸영화제가 4번째다. 작품이 초청된 건 5번째다. 10년 전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가 주목할만한시선에 초청되면서 처음 프랑스 칸에 왔고 10년 뒤 경쟁부문 초청작인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칸을 찾았다. 그에게 이번 칸영화제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러 추억이 쌓이는 거죠. 10년 전 처음 이 곳에 왔고, 그간 4번씩이나 왔다는 게 참 감사해요. 10년을 잘 보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10년 전 윤종빈 감독이랑 이코노미 좌석 비행기를 탔고, 당시 숙소는 칸이 아닌 니스였고, 턱시도 입고 기차 타고 칸에 와서 영진위 부스에 짐 맡겨놔야 했었죠. 사진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나요. 윤 감독하고 파이팅을 하고 10년 뒤 미래를 생각하면서 '좋은 영화인이 되자, 좋은 영화를 만들자' 다짐했었어요. 윤 감독이 자기는 마틴 스콜세지처럼 되고 형은 로버트 드니로가 됐으면 좋겠다고도 했었고요. '비열한 거리'가 주목할만한시선 초청작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칸이 초심을 되새기게 해요. 그때 생각한 10년 뒤가 지금이에요."


지난 14일(현지시간) 하정우는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 김민희 김태리 조진웅과 함께 칸 뤼미에르 대극장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경쟁부문에 작품이 초청된 것은 하정우에게도 처음. 하정우는 "찍힌 사진들을 보면서 어쩜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갔지 했다"며 "여러가지 복잡한 기분들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프랑스 칸에서 만난 하정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프랑스 칸에서 만난 하정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아가씨'는 여러 모로 박찬욱 감독의 인장이 짙게 찍힌 영화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가 배경. 하정우는 순진한 상속녀 아가씨를 등쳐먹으려는 사기꾼 백작 역을 맡았다. 매력적인 바람둥이에 능청맞고 달변가이기도 한 백작은 하정우가 이전 영화에서 선보였던 다른 캐릭터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파격 변신이라기보다는 '하정우 확장판' '하정우 심화판'이란 느낌이다. 하정우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암살' 고사 날 처음 감독님에게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2달 뒤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감독님이 그 전에 저를 많이 관찰하신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봤는데 이미 거기에 다 들어가 있었어요. '멋진 하루', '비스티 보이즈'를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취향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스토리나 반전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백작이란 캐릭터도 거친 맛이 있었고요. 멋지게만 보이는 게 아니라 바닥까지 보여진다는 게 흥미롭겠다고 생각했어요."


박찬욱 감독과의 작업 또한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하는 듯한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은 감독으로서 하정우가 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주의 영화를 보면 불편한 부분을 만날 때가 있어요. 보고싶지 않은 민낯을 보는 기분이랄까. 박찬욱 감독님은 판타지의 옷을 입혀서 '이것은 영화야'라고 받아들이게 하는 느낌이 있어요. 그리고 정성이 느껴져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그대로 소비하기보다는 계속 확장해 내고 새로운 것을 찾고 고민하고 학습하는 것이 영화에서 느껴졌어요. 작업을 옆에서 보니 역시나 굉장히 정성스러웠어요. 수제 구두를 만들며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는 것처럼."


칸에서 만난 하정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칸에서 만난 하정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짚고싶은 게 있다. 칸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 '아가씨'에서 하정우는 다른 의미의 파격을 선보인다. 결코 안전하거나 안일한 선택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CF를 찍는 스타배우이자 여러 여성팬을 거느린 인기배우로서 부담스러울 법한 설정이며 묘사가 한가득이다. 더욱이 그가 타이틀 롤 '아가씨'도 아니잖는가. 하지만 하정우는 "제가 맡은 캐릭터에서 다양성을 주고 한 발 넓혀간다는 데 의미를 뒀다"며 "제 입맛에 멋스럽고 안전해 보이는 캐릭터만 맡을 수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감독님이 '멋진하루' 속 캐릭터의 느물느물하달까 하는 면을 보고 백작으로 확장시키신 게 아닌가 해요. 저 역시 이걸 통해 파격적인 변신을 하겠다는 기대는 없었어요. 그 안에서 한 명 정도는 '미드필더' 역할을 해야겠구나 생각했고요. '그래서 감독님께서 나를 필요로 하신 거구나' 받아들이고 결정했어요. 투톱은 김태리 김민희죠. 조진웅은 리베로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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