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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리턴즈', 웃기 힘든 C급 코미디

'구세주:리턴즈', 웃기 힘든 C급 코미디

발행 :

이경호 기자

[리뷰]'구세주:리턴즈'

/사진=영화 '구세주:리턴즈' 포스터
/사진=영화 '구세주:리턴즈' 포스터


'구세주' 시리즈 세 번째 '구세주:리턴즈'. 코미디 영화인데, 웃기가 힘들다. 생각없이 보고 웃을 수 있는 B급 코미디를 기대했지만 차라리 C급이다.


이야기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1997년 IMF 시절. 청과물 가게 사장이자 하숙집 운영하는 아내 지원을 둔 상훈은 여중생 딸에, 하숙생들과 함께 살다보니 왁자지껄하고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시대는 IMF 시절. 국민들의 금 모으기가 이어질 정도로 나라의 경제 사정은 어려운 상태로 서민 경제도 휘청이고 있었다. 상훈 역시 가게를 운영하는 게 쉽지 않다. 지출은 많지만 수입은 없으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숙생들 또한 수개월째 하숙비를 내지 못하니 가장으로 어깨가 무겁기만 하다. 그래도 갖은 허세를 부리고, 남몰래 깊은 한숨을 내쉰다.


상훈은 거래처로부터 잔금 재촉까지 이어지고, 물건을 새로 받을 수 없자 대출을 받기로 결심한다. 은행에서 더 이상 대출이 어려워 사채업자를 찾아가 높은 이자로 대출을 받게 된다. 이후 빌려간 돈을 상환하라는 압박에 죽을 결심까지 한다. 마침 아내의 등장으로 살기로 하고, 차와 집을 담보로 사채를 끌어다 쓴 탓에 가진 것 다 잃게 생기고 만다. 그리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벅찬 하숙생들에게 미안하지만, 이를 알리기로 결심한다. 뭔가 하면 할수록 위기가 찾아오는 총체적 난국이다.


하숙생들의 삶 역시 좀처럼 해 뜰 날이 없다. 동생 다롱의 대학교 학비 마련을 위해 술집에서 일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아롱, 대학 교수를 꿈꾸며 지도 교수의 금품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문식 그리고 가장의 무게를 줄여주기 위해 사채 업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다롱까지 그야말로 살기 위해 뛰는 청춘들의 인생은 서글프다.


'구세주:리턴즈'는 IMF를 배경으로 힘겨운 시절에도 희망을 꿈꾸며 산 서민들의 모습을 그렸다. 코미디 장르로 갖은 에피소드와 인물들의 엉뚱함으로 웃음을 자아내기 위해 애를 쓴 흔적도 역력했다. 그러나 웃음이 아닌 코웃음이 난다. 작정하고 만든 상훈과 아롱의 화장실 신, 상훈과 지원의 애정신, 아롱이의 만취 장면들이 그렇다. 소소한 일상에서 나올 수 있을 법하다 해도, 20년이나 지난 케케묵은 코믹 상황을 만들어 놓으니 표정의 변화 없이 러닝타임이 이어진다.


극중 가장 활기차게, 적극적으로 움직인 사채업자 또한 과장된 액션만 있다.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인물인데, 그저 섹시하게 옷 입은 다롱이의 가슴과 몸매만 쳐다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흘러가는 시간에 영화는 웃음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구세주' 시리즈가 어떤 교훈이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영화도 아니건만, 어쩜 이렇게 웃는 지점이 없는지 모를 일이다.


가족, 직장, 학교 등 갖은 분야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하나둘 끌어 모아 번잡하다. 상훈의 가족, 가정, 회사 그리고 사채업자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상황에서도 이야기를 풀어가기 쉽지 않은데 주변 인물들까지 다 담아내다 보니 드라마인지 코미디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상훈은 아내와 사랑을 나누려고 끈덕지게 달라붙는다. 욕정에 사로잡힌 남자처럼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드는 모습은 뜬금없다. 안타까움을 떠나 안쓰럽다.


여기에 또 하나 안쓰러운 이야기 축이 있다. 아롱과 문식의 관계다. 술집에서 각자 다른 일을 하게 된 두 사람은 풋풋한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고된 삶에 어느 순간 서로에게 안식처가 되어간다. 돈 앞에서 무릎 꿇어야 하는 '을의 인생'을 여실히 보여주는데, 짠함보다는 짜증이 밀려온다. 그때나 지금이나 청춘은 힘들다'는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만큼 영화는 납득은 되지만 공감은 어렵다. 웃고 싶었지만 웃기가 힘들었던, C급 코미디다.


9월 14일 개봉. 러닝타임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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